60대 노인 독극물 음료 실신사건은 '자작극'

아들 외도 우려한 60대 母, 이웃주민과 입맞춘 뒤 살충제 든 음료 마셔

사진=이미지비트
지난 18일 부산에서 60대 노인이 독극물이 든 음료를 마시고 실신한 사건은 가정을 소홀히하는 아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노인 스스로 꾸민 자작극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23일 독극물이 든 음료를 마시고 실신한 A(69.여) 씨의 사고 사실을 최초로 경찰에 신고한 이웃주민 B(68.여) 씨로부터 "A 씨의 부탁을 받고 거짓말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B 씨는 앞선 경찰조사에서 "A 씨 집에 들어서는데, 40대로 보이는 한 여자가 급하게 뛰어나와 2층으로 올라가보니 A 씨가 쓰러져 있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병원에서 위세척 등 치료를 하고 의식을 되찾은 A 씨 역시 "처음 보는 여자가 와서 우리 둘째 아들과 함께 살게 해달라고 해서 안된다고 했는데, 그 여자가 '몸에 좋은 것'이라며 준 음료수를 마시고 정신을 잃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A 씨 둘째아들의 내연녀로 알려진 40대 여성을 용의선상에 올리고 수사를 벌여왔다.

하지만 조사결과 사건 당일 A 씨 집으로 통하는 골목 입구의 CCTV화면에 이 여성이 통행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또 A 씨가 음료를 마신 시각 해당 여성은 A 씨의 둘째 아들과 함께 있었다는 사실이 차량 블랙박스 화면과 CCTV화면 등을 통해 확인됐다.

경찰은 범행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데다, B씨의 진술을 토대로 이번 사건이 아들의 외도를 우려한 A 씨가 아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스스로 꾸민 자작극으로 잠정 결론 내리고 사실상 수사를 종결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들 가정을 걱정한 A 씨가 극단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A 씨에게 채무가 있었던 B 씨가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허위 진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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