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집 라작 총리는 사바주 정당인 사바통일당(PBS) 대표단을 만나 "연방정부는 2011년에 합의된 10개항을 존중한다"며 "사바주와 사라왁주 기독교도들은 신앙생활에서 '알라'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1년 합의 10개항은 종교 간 갈등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한 것으로 말레이·인도네시아어를 포함한 모든 언어로 된 성경을 수입하거나 국내에서 인쇄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말레이·인도네시아어 성경에서는 '알라'가 하느님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나집 총리는 "'알라' 사용을 금지한 항소법원 결정은 가톨릭계 주간지 '더 헤럴드'에만 적용될 것"이라며 "모든 단체는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최근 말레이시아 항소법원이 지난 14일 '더 헤럴드'에 '알라' 사용을 허용한 하급 법원의 2009년 결정에 불복해 정부가 제기한 항소심에서 '알라'는 이슬람교에서만 사용돼야 한다고 판결한 데 이어 나온 것으로, 다른 종교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다른 종교가 '알라'를 사용하는 것은 이슬람 신자를 개종시키려는 의도라며 '알라'는 이슬람교에서만 사용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가톨릭 등 다른 종교는 '알라'가 오래전부터 '신'의 의미로 사용됐다며 '알라' 사용 금지는 신앙의 자유 침해라고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