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루한 OPCW 대변인은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의 본부에서 취재진들에게 "앞으로 24시간 안에 시리아 정부로부터 화학무기 (폐기) 프로그램과 관련한 초기 신고서(initial declaration)를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리아 정부는 OPCW의 기본협약인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 따라 오는 27일까지 화학무기를 어떤 방식으로 폐기할 것인지 등을 담은 초기 계획을 제출하도록 돼 있으나 당초 기한보다 앞서 신고서를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정부가 신고서를 제출하면 OPCW는 이를 토대로 화학무기 폐기에 어떤 기술을 사용할지 등 구체적인 내용과 일정을 담은 상세 계획을 마련하게 된다.
루한 대변인은 또한 시리아 현지에서 조사활동을 진행 중인 OPCW와 유엔 합동 조사단이 화학무기와 관련된 것으로 밝혀진 23개 현장 가운데 18군데를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문한 18개소 거의 모두에서 화학무기 생산 관련 주요 장비를 폐기하는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루한 대변인은 이밖에 합동 조사단이 3개 팀으로 나뉘어 활동 중으로 화학무기 관련 시설 등 현장에 대한 접근 등 시리아 당국과 협조도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화학무기 관련 시설 사찰과 폐기 프로그램 확인 등을 진행하는 조사단의 1차 활동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면서 현재 60명가량인 현지 조사단 인원을 한시적으로 줄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OPCW와 유엔은 현재 시리아에 합동 사찰팀을 파견,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보유한 화학무기를 확인·해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내년 중반까지 시리아의 화학무기를 모두 폐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최근 미국 등으로부터 시리아 화학무기 해체 작업에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노르웨이는 해당 제안을 자세히 검토하고 있으나 몇몇 현실적 제한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뵈르게 브렌데 신임 노르웨이 외무장관은 이날 오슬로에서 열린 외신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미국 측의 요청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소식통과 현지 방송 NRK에 따르면 노르웨이는 300∼500톤(t)의 사린과 최대 50t의 겨자가스 폐기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는 폐기를 요청받은 화학무기 양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으나 관련 전문가들을 모아 협조 요청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렌데 장관은 그러나 "우리는 화학무기 폐기 분야의 전문가가 많지 않고 관련 장비도 부족하다"며 "또한 폐기 과정을 거친 화학무기가 특수 유기폐기물 처리 능력을 가진 다른 나라로 옮겨질 수 있도록 보장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