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디스카운트'…조건 같아도 월급 11.8% 덜 받아

고용률 상승의 이면에는… 50~60대 비정규직 비중 급증

연령과 성별, 교육수준, 근속기간 등 모든 조건이 같더라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에는 임금이 10%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비정규직 임금격차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더 벌어졌다.

또, 3,40대에서는 비정규직이 줄어드는 추세인 반면, 5,60대에서 비정규직 숫자가 급증했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상당수가 질 낮은 일자리로 편입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 모든 조건 같아도..비정규직이 임금 11.8% 덜 받아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13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최근 3개월 (6월~8월) 월평균 임금은 정규직 근로자의 경우 254만6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만6천원 증가했다.

그러나 비정규직 근로자는 월평균 임금이 142만8천원으로 3만5천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의 차이를 단순비교할 경우, 111만8천원 차이가 나는 셈이다.


모형을 통해 연령과 성별, 교육수준, 근속기간, 혼인상태, 종사산업 등 모든 조건을 같게 놓았을 경우에도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에는 상당한 임금격차가 존재했다. 비정규직 딱지가 붙는 것 만으로 임금이 떨어지는 '비정규직 디스카운트'가 존재한다는 것.

모든 조건을 통제했을 경우, 정규직과 비정규직 근로자 간의 월평균 임금격차는 11.8% 차이가 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비정규직에서 시간제를 빼고 전일제로만 비교했을 경우는 임금격차가 9.2%로 나왔다.

예를 들어 어떤 직장에서 한 근로자가 정규직으로 근무할 때 250만원을 받았다면, 똑같은 사람이 전일제 비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는 월급이 227만원으로 23만원(9.2%)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임금격차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더 벌어졌다는 점이다. 지난해에는 임금격차가 10.6% 였으나 올해는 격차가 1.2%p 더 벌어졌다. 이는 지난 2011년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통계청은 올해 수준의 임금 격차가 추세적으로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 5,60대 비정규직 급증...고용률 높아진다 좋아할 일 아냐

비정규직이 연령별로는 50대와 60대에서 매우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점도 특징적이다.

10년 전인 2004년에는 전체 비정규직 근로자 가운데 5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13.8%, 60대는 9.5%였으나, 올해들어서는 그 비중이 각각 21.7%와 17.9%로 크게 늘어났다. 반면, 20대와 30대, 40대의 비정규직 비율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올해 들어 5,60대가 취업자 증가폭을 견인하고 있고, 간병인, 요양보호사 등 보건복지서비스 분야와 경비원, 청소원과 같은 사업장 관리업종에서 취업자가 대폭 늘어났다. 반대로 자영업자는 올초부터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이같은 사실을 종합하면, 자영업을 포기하거나 창업을 단념한 채 임금 일자리로 뛰어드는 5,60대 베이비부머 세대가 대부분 질 낮은 비정규직으로 편입되고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최근 고용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좋아할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비정규직의 일자리 질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소폭 상승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비정규직 근로자의 60.8%가 국민연금에 가입돼 있지 않고, 건강보험이나 고용보험 가입률도 40%대에 머물고 있다.

또, 퇴직금(39.9%)이나 상여금(40.2%), 시간외 수당(24.9%), 유급휴가(33%) 등 근로복지 수혜를 받는 비정규직 근로자는 셋 중 하나 정도에 불과한 수준이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노동조합 가입률도 0.1%p 오르긴 했지만, 아직 3%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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