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는 24일 1차전에서 승부의 추를 기울인 한방을 날렸다. 3-1로 앞선 5회 삼성 선발 윤성환으로부터 우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경기 후 류중일 삼성 감독이 "3점까지는 괜찮았는데 김현수의 홈런으로 흐름이 넘어갔다"고 할 정도로 값진 아치였다.
특히 그동안 포스트시즌(PS)의 부진을 날린 한방이라 더 의미가 있었다. 넥센과 준플레이오프(PO), LG와 PO에서 김현수는 타율 1할2푼(25타수 3안타)에 머물렀다. 중심타자의 부진에 김진욱 감독 등 두산의 고민도 깊었다.
하지만 이날 홈런으로 김현수는 부진 탈출의 계기를 마련했다. 1차전 성적은 5타수 1안타였지만 나머지 타구들의 질도 좋았다. 1회 우선상 2루타성, 3회 큼직한 홈런성 타구는 각각 1루수 채태인, 좌익수 최형우의 몸을 날린 호수비에 걸렸다. 9회 마지막 중견수 뜬공도 방망이 중심에 맞았다.
김현수도 부쩍 자신감을 회복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현수는 "타격 폼을 좀 바꾸고, 손가락 보호용 골무를 빼는 등 변화를 준 게 효과를 봤다"면서 향후 활약을 예고했다. 이날 경기 전에도 김현수는 적잖은 시간 동안 인터뷰를 하는 등 부담감을 털어낸 모습이었다.
▲이승엽, 1안타 2삼진…"키플레이어" 무색
반면 이승엽은 1차전에서 이렇다 할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4타수 1안타 2삼진의 기록이었다.
특히 분수령이었던 경기 초반 무기력했다. 1-3으로 역전 당해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던 2회와 4회 두산 선발 노경은에게 모두 삼진을 당했다. 7회 1사 1루에서 우전 안타를 만들어냈지만 이미 1-7로 승부가 기운 상황이었고, 후속 타자의 병살타로 득점 기회도 무산됐다. 9회 무사 2루 득점권에서는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물론 이날 삼성 타선 전체가 6안타 2득점으로 두산(12안타 7득점)에 밀렸다. 또 지난달 부상으로 KS까지 한 달 정도 쉬었던 공백을 감안하면 이승엽에게 완벽한 타격감을 바라기는 무리일 수 있다.
그러나 이승엽이라는 상징성을 생각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다. 큰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 베테랑이기 때문이다. 지난 8번의 PS에서 모두 한방을 날려줬고, 통산 13홈런 최다 기록 보유자다. 지난해 SK와 KS에서는 1차전 결승 홈런 등 타율 3할4푼8리 7타점으로 KS MVP까지 올랐다.
류중일 감독이 "이승엽이 KS 키플레이어"라고 꼽은 것도 큰 경기 경험 때문이었다. 비록 올해 타율 2할5푼3리 13홈런 69타점으로 가장 부진한 시즌을 보내 KS 6번 타순에 배치됐지만 중요할 때 한방을 터뜨릴 것이라는 믿음은 변함이 없다.
이승엽의 별명은 '국민타자'다. 그동안 국내외 리그, 국제대회 등 중요한 경기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보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등 극도의 침체 속에서 한방을 날렸던 만큼 강렬하게 남긴 인상도 한몫을 했다.
과연 이승엽이 팀의 간판다운 면모를 되찾아 위기의 삼성을 구해낼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