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사업 뻥튀기… 텅텅빈 도로와 철도

차량 이용률 30%미만 고속도로 수두룩...혈세가 낭비되고 있다.

정부가 고속도로와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 시설(SOC)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수요 예측을 잘못해 이용률이 60%에도 미치는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다 보니, 민간자본을 끌어들인 민자고속도로와 철도는 해마다 수천억 원의 정부지원금이 투입되는 등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

◈ 고속도로가 동네 뒷길...자동차 구경하기 어렵다

지난 2004년 이후 개통한 15개 고속도로 중 14개가 수요예측을 잘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 2004년 개통한 중부내륙고속도로의 경우 하루 예측 통행량이 3만7,115대였으나 8년동안 하루 평균 3만9,015대가 통행해, 5.1%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 2006년 개통한 장성-담양간 고속도로는 당초 4만6,067대가 통행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실제 8,263대가 통행해 이용률이 17.9%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 2004년 개통한 대구-포항간 고속도로는 당초 예측 통행량이 4만6,889대였으나 지난해까지 8년 평균 통행량은 2만1,688대로 46.3%에 불과했다.

특히, 지난해 개통한 여주-양평간 고속도로는 하루 평균 5만8,503대의 차량이 통행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실제 2,757대만이 통행해 이용률이 4.7%로 사실상 쓸모 없는 도로가 됐다.

이처럼 잘못된 수요예측 탓에, 대구-포항간 고속도로는 당초 예상 보다 연간 평균 778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으며, 무안-광주간 고속도로는 223억원, 청원-상주간 고속도로는 292억원의 적자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당 문병호 의원은 "정부와 한국도로공사의 잘못된 수요예측으로 지난 2004년 이후 개통한 15개 고속도로의 연간 손실액이 4천억 원을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 인천공항철도, '혈세 먹는 하마'

지난 2007년 3월 개통한 인천공항철도는 고속도로 보다도 더욱 한심한 수준이다.

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민자사업으로 건설된 인천공항철도는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모두 8억843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수요예측이 이뤄졌으나,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이용자는 1억4,639만명으로 실제 이용률이 18.1%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인천공항철도의 요금수입은 당초 2조3,485억원을 예상했으나 실적은 1,607억원으로 예측치의 6.8%에 머물렀다.

이처럼 잘못된 수요예측으로 정부가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민간업자에게 지급한 운임수입보조금(MRG)만 연간 1,300억원에 달했다.

더구나, 철도공사가 지난 2009년 인천공항철도를 인수하고, 서울역에서 김포공항 구간이 개통되면서 적자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정부가 철도공사에 지급하는 운임수입보조금이 연평균 2,850억원으로 급증했다.

민주당 문병호 의원은 "정부의 잘못된 민자철도 정책으로 1조원이 넘는 예산이 낭비됐다"며 "정부는 공항철도 정책 실패에 따른 부담을 국민과 코레일에 떠넘기지 말고, 요금 인하와 흑자전환 대책을 서둘러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의원은 또, "일부 지방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들이 정치적인 계산으로 무리하게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고속도로와 철도 건설의 타당성을 부풀려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며 "국가 전체적인 균형발전을 위해선 꼼꼼하게 따져 꼭 필요한 사업만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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