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 정선민이 반갑고 아쉬운 FIBA

국제농구연맹, 여자농구 레전드 정선민의 등장에 뜨거운 관심

(사진 =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 홈페이지 캡처)
지난 2011년 일본 나가사키현 오무라에서 개최된 아시아 여자농구선수권 대회 당시였다. 한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 지역 관계자가 국내 취재진에게 다가와 "그녀는 더 이상 대표팀에서 뛰지 않느냐?"라는 질문을 던졌다.

FIBA 관계자가 궁금해 했던 선수는 다름 아닌 한국 여자농구가 배출한 '바스켓 퀸' 정선민이었다. 그는 "정선민은 오랫동안 세계 무대에서 활약한 한국 최고의 선수였다. 이번 대회에서 볼 수 없어 아쉽다"는 말을 남겼다.

정선민이 다시 국제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는 선수가 아닌 지도자다. 정선민은 오는 27일 태국 방콕에서 개막하는 제25회 FIBA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에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의 코치로 참가한다.

FIBA 측은 오랜만에 다시 만난 정선민이 많이 반가웠던 모양이다. 대회 홈페이지에 "정선민에게서 농구를 빼앗아갈 수 없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정선민의 근황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FIBA는 대회 기간에 다양한 자체 기사를 쏟아내지만 특정 나라의 코치가 이처럼 주목을 받은 경우는 보기 드물다.

FIBA 홈페이지는 "한국이 대회 전 훈련을 하기 위해 찾은 방콕 유스센터에서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에게 뜻밖의 기쁨이 있었다. 정선민이 특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미소를 지으며 오랜 친구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고 소개했다.


이어 선수가 아닌 코치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다는 정선민의 소식을 전하면서 "정성민은 경기 때 벤치를 지킬 예정이다. 벤치는 찬란했던 그녀의 오랜 농구 경력에서 낯설기만 한 곳이다"라며 찬사를 보냈다.

FIBA가 한국 농구의 '레전드'를 기억하고 배려하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다.

지난 8월 필리핀에서 막을 내린 아시아 남자농구선수권 당시 FIBA 아시아 측은 16년만에 다시 세계 무대에 설 자격을 얻은 김주성(원주 동부)을 배려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한국이 3-4위전에서 대만을 꺾고 농구 월드컵 티켓을 따내자 FIBA 아시아는 경기 수훈선수로 뽑힌 김민구(전주 KCC) 뿐만 아니라 김주성을 기자회견 자리에 불렀다. 보통 경기가 끝나면 감독과 선수 1명 등 총 2명이 기자회견에 나서지만 그날은 달랐다.

마게쉬 사바 FIBA 아시아 언론 홍보관은 기자회견 진행에 앞서 "한국의 등번호 11번 김주성 선수는 한국이 마지막으로 농구 월드컵에 나갔던 1998년, 당시 뛰었던 유일한 선수입니다"라고 소개했다.

오랫동안 FIBA 아시아 사무국에서 근무하며 김주성을 지켜봤던 그가 김주성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예우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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