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에서 여성 운전 허용 촉구 캠페인 열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6일(현지시간) 여성 운전을 허용하라고 촉구하는 캠페인이 열렸다고 미국 CNN 방송 등이 보도했다.
캠페인은 국제면허가 있는 여성들은 차량 운전을 하고, 다른 여성들은 운전 교습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현재까지 몇 명이 참여했는지 확인되지 않지만, 상당수가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운전대를 잡았고, 조만간 이를 영상으로 찍어 유튜브 등에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최소한 4명 이상의 여성이 운전했다고 밝혔다.
이번 캠페인을 주도한 메이 알스웨이안은 "차를 운전해 식품점에 다녀왔는데 경찰이 제지하거나 괴롭히지 않았다"며 "외국에서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았다"고 말했다.
알스웨이안은 "나를 막아선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다"며 "주변에 다른 차들이 지나갔고, 그들은 여성이 운전하고 있다는 사실에 매우 놀란 것 같았다"고 말했다.
캠페인 주최 측은 알스웨이안이 수도 리야드에서 차량을 운전하는 4분짜리 영상을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올렸다.
영상을 보면 알스웨이안은 선글라스를 끼고 전통적인 머리 스카프를 쓰고 있어 얼굴을 확인할 수 없다.
사우디에서 여성의 운전을 구체적으로 금지하는 성문법은 없다.
그러나 이슬람 율법 '샤리아'를 엄격히 적용해 철저한 남녀 분리 정책을 실시하는 사우디는 여성에게 운전면허를 발급하지 않아 사실상 운전을 금하고 있다.
사우디 활동가들이 캠페인을 계획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사우디 경찰은 "이번 캠페인이 공공의 질서를 해칠 경우 강력하게 단속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여성의 운전을 허용하라는 캠페인은 지난 1995년 처음 시작됐다. 당시 캠페인에 참여한 약 50여명의 여성 운전자들이 감옥에 갔다. 이들은 여권을 압수당했고, 직업을 잃었다.
2011년에는 이번 캠페인의 주도자 가운데 하나인 활동가 마날 알샤리프가 운전하는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다가 9일간 구금됐고, 40여명의 여성이 이에 항의하며 차를 몰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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