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후보자의 아들이 2009년 신체등급 5급 판정을 받을 때 사유로 적시된 병명은 '사구체신염'.
어른 주먹 크기인 두 개의 콩팥(신장)은 갈비뼈 바로 밑, 등쪽 가장자리 양쪽에 있는 장기이다. 무게는 두 쪽을 모두 합해도 300g, 어른 평균 체중의 0.5% 정도에 불과하지만 1분에 무려 약 1ℓ씩 피를 받아 쉴새 없이 노폐물을 걸러 소변을 만들어내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콩팥이 이 같은 '여과'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사용하는 핵심 '필터'가 바로 사구체이다. 사구체는 작은 모세혈관이 실타래처럼 엉켜있는 모양으로, 콩팥 하나에만 약 100만개에 사구체가 존재한다. 피가 수 많은 사구체의 모세혈관을 지나면서 혈액과 소변(원뇨)으로 분리되는 것이다.
사구체신염은 말 그대로 이 사구체에 염증이 생겨 뒤따르는 콩팥 질환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매우 광범위한 진단명으로, 원인이 무엇이건 사구체에 염증이나 손상이 발견되면 사구체신염으로 판정된다. 더 구체적으로 염증의 원인을 찾으려면 조직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급성 사구체신염의 경우 갑자기 혈뇨나 단백뇨가 나타나는데, 대개 면역학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추정될 뿐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전신 질환, 약제, 감염 등에 따라 발생할 수도 있다.
급성 사구체신염 등으로 혈뇨와 단백뇨가 오래 지속되면, 서서히 콩팥 기능이 나빠지고 콩팥 크기까지 줄어드는 만성 단계로 넘어간다. 더 진행되면 콩팥 조직 자체가 많이 망가져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될 수 있다.
사구체 신염 초기에는 혈뇨·단백뇨 등 소변 검사상 이상만 관찰되지만, 만성으로 진행될 수록 콩팥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몸이 붓고 혈압이 높아지는 2차 질환이 나타나게 된다.
현재까지는 김 후보자 아들의 사구체신염의 원인이 무엇인지, 질환의 범위와 정도가 어떤 수준에서 5급 판정을 받았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