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법정관리' 웅진 윤석금, 골프장서 초호화 '아들 결혼식'

결혼식 위해 수도권 골프장 전체 휴장…'호화 결혼식' 논란일 듯

28일 오후 수도권의 한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큰아들 A 씨의 결혼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송은석 기자)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과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수도권 인근 골프장을 통채로 빌려 큰아들 결혼식을 치뤄 호화 결혼식 논란이 일 전망이다.

웅진그룹은 현재 법정관리 상태로 계열사인 웅진코웨이와 웅진케미칼, 웅진식품 등은 매각되거나 매각이 진행중이다.

지난 7월 그룹 법정관리 직후 검찰 수사를 받은 윤 회장은 기업회생을 위해 사재를 턴 점이 인정돼 구속 기소는 간신히 면했다.

28일 오후 윤석금 웅진 그룹 회장이 수도권에 위치한 R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큰아들 A 씨의 결혼식에 참석해 있다. (사진=송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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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4시 수도권에 있는 R골프장.

클럽하우스 내외부에는 윤 회장의 큰아들 A 씨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초대된 하객들이 몰려들었다.

외부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결혼식은 초대 명단을 미리 작성해 참석 여부를 물은 뒤 테이블 자리 세팅까지 끝낸 상태로 시작됐다.

클럽하우스와 그린을 사이에 둔 약 1,000제곱미터(㎡)의 공간에 12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 15개가 준비됐고, 각 좌석마다 초대된 하객의 이름표가 일일이 설치됐다.


골프 성수기에 날씨도 좋았지만 나인홀 3개 코스에서 라운딩을 즐기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윤 회장이 R골프장 전체를 통채로 빌렸기 때문이다.

골프장 관계자는 "오늘 행사를 위해 월요일 휴장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해당 골프장은 지난 9월 월요일에는 단 한차례도 휴장하지 않았다.

결혼식 중간에는 남성 4중주 중창단이 축하공연을 펼쳤고 이후 R골프장 레스토랑이 직접 준비한 고급 뷔페가 이어졌다.

28일 오후 수도권의 한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큰아들 A 씨의 결혼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송은석 기자)
레스토랑 관계자는 "외부 케이터링이 아니라 클럽하우스에서 직접 170인분 가량의 뷔페 음식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통상 골프장이 하루를 휴업하면 영업손실이 수천만원에 달한다.

특히 서울과 거리가 가까울수록 비례해 필드피가 비싸질 수밖에 없어 골프장 전체 대여료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골프장은 서울에서 승용차로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

수도권의 다른 골프장 관계자는 "성수기에 골프장 전체를 빌려 결혼식을 올리는 것은 유명 호텔에서 결혼하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며 "비용을 떠나 골프장 전체를 통채로 빌리는 것 자체가 왠만한 영향력이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이원곤)는 웅진홀딩스 명의의 기업어음을 부당 발행해 1,198억원을 챙기고 계열사를 불법 지원하는 방식으로 회사 측에 1,56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배임)로 윤 회장과 전현직 임직원 6명을 불구속기소했다.

샐러리맨 신화로 불리는 윤석금 회장은 지난 1980년대 웅진출판을 시작으로 웅진그룹을 웅진식품과 코웨이 등 15개 계열사를 거느린 30대 중견기업으로 키웠지만 건설경기 악화와 금융업 부실 등이 겹치면서 지난해 10월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에 대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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