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 "국정원 선거개입, 박 대통령이 책임져야"

"진보정당은 긴 호흡으로 새출발해야"…"도지사 홍준표 너무 실망스럽다"

'사단법인 권영길과 나아지는 살림살이' 권영길 이사장.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세 번의 대선출마와 경남 창원에서 두번의 국회의원을 지낸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사회운동가로 탈바꿈했다.

'(사)권영길과 나아지는 살림살이' 권영길 이사장은 무상급식과 무상의료를 위한 범국민 운동을 벌여, 10년내에 이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복지를 맡길 수 없고, 범국민적 운동으로 정치권을 압박하겠다고 말했다.

국정원 대선개입 문제에 대해서는 "과거 대선에도 이처럼 직접적인 국정원의 개입은 없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남지사 보궐선거 경쟁자였던 홍준표 지사에 대해서는 "너무나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경남CBS <시사매거진>(제작 손성경 PD) 대담

■ 방송 : FM 106.9MH (17:05~17:30)
■ 진행 : 김효영 기자 (이하 김)
■ 대담 : 권영길 전 의원 (이하 권)

◇김> 지난해 보궐선거 뒤 어떻게 지냈나?

◆권> 올 초부터 창원대학교 초빙교수로 일하고 있다. 현대 사회학과 교양과목으로 문화와 사회를 맡고 있다. 일주일에 세 시간 학생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외람되지만은 제가 보편적 복지의 원조라 불리고 있지 않은가? 20년동안 외쳐오던 보편적 복지를 국민적 운동으로 전개를 해야되겠다고 생각해서 '권영길과 나아지는 살림살이(나실림)' 사단법인을 만드는 일에 주력했고 사단법인 승인이 나와서 지난 달부터 10년 대장정에 나섰다.

◇김> 어떤 취지로 만든 단체인가?

◆권> 보편적 복지국가 건설, 즉 무상교육과 무상의료는 저의 바램이었다. 민주노동당의 브랜드가 무상교육 무상의료였다. 그 전부터 외쳐오던바가 민주노동당을 통해서 구체화되었던 것이다.

2002년 대통령 선거 TV토론에서 "국민 여러분 행복하십니까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라고 여쭤봤다. 선거에는 떨어졌지만 그 이야기가 국민들 가슴속에 파고들었었다. 그것이 바로 보편적 복지국가다.

수입은 거의 없는데 교육비가 많이 들어가고 가족 중 누가 병들면 병원비에 돈 다 들어가고 나면 살림살이가 어떻게 나아지겠느냐?

그래서 이 운동을 구체화시켜서 국민운동 성격으로 펴야 겠다고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김> 당시만해도 좀 생소하고, 허황되게 들렸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정치권의 최대 화두가 됐다?

◆권> 그렇다. 1997년 민주노총 위원장직을 그만두고 진보진영의 대선후보로 나섰었는데 그 때에는 후보라는걸 알리는데도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정책을 제대로 설명 드리지 못했다.

2002년 대통령 선거때는 조금 전 말씀 드렸던것처럼 TV토론을 통해서 보편적 복지, 무상교육, 무상의료, 설명 드리고 내걸었었다.

사실 그 때도 저의 공약을 허황되다고 이야기 했었다.

그러나 2012 대선에서는 모든 정당 모든 후보가 보편적 복지를 가장 첫번째 공약으로 내걸었다.

10년 만에 보편적 복지는 그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사회적 의제가 되었고 또 앞으로도 그러하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김> 유인물을 보니 "박근혜 정부에 복지를 맡길 수 없다"고 했다. 그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권>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누구보다 바란다.

보편적 복지는 진보와 보수의 기준이 아니다. 오늘날 진보정권이든 보수정권이든 제일 첫머리에 내걸고 실시하고 있다. 유럽에서 볼 수 있다.

얼마 전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는데 좌파에서 진보정당 즉 사민당에서 또는 녹색당에서 내걸고 있는 이 복지 분야를 오히려 메르켈 총리 측이 더 폭넓게 과감하게 받아들여서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박근헤 대통령께서 선거 때 경제민주화, 구체적으로는 보편적 복지에 해당되는 4대 중증질환과 무상보육, 고등학교 무상교육 등을 내걸었고, 이것을 실시하면 국민입장에서는 진보의 목소리가 아니라 보수도 하는 것이구나 해서 갈등요소가 적어지는 것이다.

그러면 다음정부에서 좀 더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박근혜 정부가 보편적 복지 정부가 되길 바랬었는데 요즘 보니까 완전히 어긋나버렸다.

65세 이상 노인에게 무조건적으로 2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한게 틀려졌다. 지금 못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국민연금과 연계 시킨 부분이 잘못됐다.

국민연금은 지금 연금 액수가 얼마 되진 않지만 노후 보장을 위한 가장 핵심책이다. 이것이 무너진다는 것은 대재앙이다.

무상 보육부분도 약속과 다르고 4대 중증도 그렇습니다.

4대중증에서 암은 17대때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10명의 의원이 국회에 들어가서 외치고 외친 결과로 이미 본인부담이 5% 정도밖에 안되도록 했다.

나머지 부분은 박근혜 정부가 이뤄낼수 있는 부분인데 이것을 안 했다.

그렇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는 보편적 복지를 실시한 능력과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 비판을 하는 것이다.

◇김> 예산이 없어서 어쩔수 없다는 주장에는 동의를 못하는가?

◆권> 그렇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에서 경제력으로 보면 앞 부분에 들어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께서도 10위내지 13위 나라라고 자랑스럽게 말씀하셨다. 실제로 그렇다.

그럼 그 돈이 다 어디 갔느냐? 제대로 된 나라는 세금을 제대로 거두고 거둔 세금을 제대로 쓰는 것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지금 제대로 세금을 제대로 거두고 있지 않다. 세금은 봉급생활자들과 장사가 어려운 상인들이 꼬박꼬박 내고 있다.

그런데 막상 세금을 제대로 내야될 재벌급의 부자들은 제대로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 그게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다.

저는 이건희 회장과 같은 재벌급 대부자들을 비난하지 않다. 단, 세금을 제대로 내고 존경받는 부자가 되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보편적 복지를 실시할수 있다.

반대론자들은 "이건희 손자에게 공짜점심 주어야 하느냐? 이건희 손자에게 보육원 보내면서 돈받지 않아야하느냐?" 이렇게 이야기 한다.

그러나 가진 만큼 세금을 누진율로 해서 내야한다. 세금을 제대로 내면 그것이 공짜점심이 아니고 공짜보육이 아니다.

◇김> 취지는 알겠다. 그러나 결국은 이것이 정치권을 통해서 구현되는 것이 아닌가? 사회 운동만으로 가능하겠는가?

◆권> 사회 운동만으로는 되는것이 아니다.
그러나 제가 국회의원을 8년 하면서 느꼈던 것인데 먼저 국민들의 마음이 열려야 한다.

참 아이러니 하게도 보편적 복지의 첫번째 대상이 되어야 할 빈곤층이 스스로 우리 재원이 없어서 그런 걸 할 수 있겠습니까 라고 하신다. 아직 이해가 덜 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운동을 하고 그 힘을 모아서 정치권에 압박을 가하자는 것이다. 연말까지는 나살림 부분을 홍보하는데 시간을 쏟고 내년부터는 천만 대 서명 운동에 들어갈 것이다.

그래서 건강보험 하나로 본인부담 없이 건강보험 보장성을 현재의 63%를 90%정도로 높이고 본인부담 상한선을 100만원정도로 하는 서명운동을 받아서 국회와 정부에 압력을 가할 것이다.

교육부분은 10년내에 10개년 계획을 세워서 매 2년차마다 한단계씩 높여가는 서명운동을 받아서 국회에 제출해 국회가 국민의 목소리를 거부할 수 없도록 만들자는 것이다.

◇김>정치는 이제 안한다고 했지만, 대선을 경험한 정치인 출신이어서 여쭤보지 않을 수가 없다. 최근 국정원 대선개입사건은 어떻게 보나?

◆권> 국정원은 뭔가? 국가 최고의 정보기관이다.


국가최고의 정보기관이 엄연히 대선에 개입을 했다. 부정한 방법으로 대통령 선거운동을 했다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다.

군사독재정권시절에도 국가 정부 최고기관인 중앙정보부, 안기부가 직접적 선거운동을 하지는 못했다. 간접적으로 누가 압력을 가하거나 그런 정도였다.

그런데 직접적으로 국가 최고 정보기관이 선거에 개입을 했다는 것은 과거같으면 나라가 뒤집어 지는 일이다.

어떻게 이런게 용납이 될수 있느냐? 특정정당의 문제가 아니다. 민주당이나 야당의 문제가 아니고 이건 정말로 국민의 문제고 국가의 미래를 위한 것이다.

즉, 민주주의를 죽이느냐 살리느냐 중대한 분기점에 있는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김> 대선불복을 말하는 것은 아니죠?

◆권> 대선불복이냐 아니냐 하는 차원이 아니다. 실제적으로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한 것은 사실로 드러났다. 검찰에서 기소를 했다.

앞으로 그것이 새 검찰총장이 임명된다고 한다면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검찰이 기소를 한 것은 사실이다.

대한민국 검찰이,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했다. 선거법을 위반했다해서 기소를 했으면 이걸 어떻게 그냥 볼 수 있는가? 정부가, 박근혜 대통령이 여기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한다.

◇김>세번의 대선에 야당후보로 출마했는데, 그땐 국정원의 개입이 있다고 느끼진 않았나?

◆권> 음성적으로는 아마 있었을 것이다. 어떻게 손을 놓고 있었겠나? 아마 그때는 이렇게 직접적으로 개입할 필요도 없는 상황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실제 직접적으로 개입을 하고 그것이 드러나서 선거법으로 기소가 된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지난지방선거 때 비례대표 경선부정 논란, 그리고 최근 이석기 의원 사건이후 많은 사람이 진보정치의 위기를 이야기 한다. 동의하나?

◆권> 저는 민주노동당 창당 주역이다. 2000년 창당 후 10명의 의원이 국회에 입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한때 정당 지지율 21%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런 입장에서 현재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해서 언급을 할 입장에 있지 않다고 스스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지금 진보정당은 분열이 되어있다. 그것이 누구의 책임이던 간에 98년부터 만들어온 사람으로서는 자유스럽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진보정당은 사망선고를 받은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제 진보정당은 긴호흡으로 새롭게 출발해서 뚜벅뚜벅 걸어가야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반어법으로 얘기한 것이다.

◇김>지난 지방선거 때 맞붙었던 홍준표 지사가 취임한지 10개월이 다 됐다. 전체적으로 어떻게 평가하나?

◆권> 이 역시 이제 와서 언급하기에는 적당치 않다고 보고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저는 현실정치에서는 벗어난 사람이다.

자칫 잘못하면 제가 앞으로 10년의 운동을 펴고자하는 '나살림'이 정치운동으로 오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홍준표 지사의 도지사로서의 걸음걸이가 너무나 실망스럽다.

국회에서 봐왔던 당시 한나라당 대표, 홍준표 의원의 모습과는 너무나 다르다 느낀다. 국회에서 봤던 홍준표상과 경남도지사 홍준표상 어느것이 맞느냐 하는 대 혼란에 빠져있다.

◇김>국회에서는 홍지사의 장점을 본건가? 서민적으로 봤나?

◆권> 저는 그렇게 봐왔고, 홍준표 당시 한나라당 대표시절에도 그렇게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도지사 모습을 보니까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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