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도청해 놓고 "입장 이해한다"?

[10월 29일 하근찬의 아침뉴스] 미국, '소극 대응' 한국 정부에 모호한 답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0월 29일 화요일 아침뉴스 하근찬입니다>

미국 정보기관이 전 세계 지도자 휴대전화를 도청해 왔다는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습니다.

뜨뜻미지근한 반응만 보이던 우리 정부는 며칠이 지나서나 "도청 대상에 한국도 포함됐느냐?"고 물었는데 돌아온 답변은 "입장을 이해한다"는 얘기뿐입니다.

'물어본 걸 이해한다'는 건지, '한국 대통령이 포함됐다'는 건지 모를 모호한 답변인데요.

외국 정상 도청 행위는 정말 중대한 사안인데 눈치 보며 지나치게 소극적인 우리 정부나 미국 정부나 정말 그 입장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오늘의 주요 뉴습니다>

▶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장남 병역 면제와 부동산 투기 의혹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관련 총리 담화에 대한 여야 입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 중국 베이징에서 테러로 의심되는 교통사고가 발생해 5명이 숨졌습니다.

▶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이 먼저 3승을 거두면서 사상 첫 정규리그 4위 팀 우승을 눈앞에 뒀습니다.

▶ 사기성 기업어음 발행과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골프장을 통째로 빌려 큰아들 결혼식을 치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오늘은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가을비가 조금 내린 뒤 중국에서 발생한 스모그가 밀려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진태 검증, 부동산 투기와 장남 병역 문제가 쟁점>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 (자료사진)
▶ 야당이 혹독한 검증을 벼르고 있는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장남의 병역 문제, 부동산 투기 의혹이 주된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박초롱 기자의 보도입니다.

=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의 27살 장남 김 모 씨는 2005년 고도근시로 3급 판정을 받았다가 4년 뒤인 2009년 3월 '사구체신염'으로 5급 판정을 받아 병역이 면제됐습니다.

사구체신염이란 신장의 사구체에 광범위하게 일어나는 염증성 질환으로, 한때 병역 면제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주로 내세웠던 병명입니다.

이 과정에서 장남 김씨는 4번이나 군(軍)에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씨는 2006년 카투사, 2008년 12월에는 공군 기술병에, 다음 해 2월 육군 기술병에 지원했다가 모두 떨어졌습니다.

김 씨가 한국국제협력단의 군 대체 복무 프로그램에 지원하면서 재검 판정을 받았는데 사구체신염이 4년 만에 발견된 것입니다.

경남 출신인 김 후보자가 연고도 없는 호남 지역에 본인과 부인 명의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점은 투기 의혹을 낳고 있습니다.

김 후보자 측은 "여수 땅은 노후에 집을 짓고 살면 좋겠다 싶어 매입했다"고 했지만, 검사에 부임한 지 몇 년 안 된 상황에서 노후에 살집의 터를 마련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입니다.

<총리 담화에 엇갈린 여야…정국 교착>

▶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해 총리가 담화를 내놨지만, 여야의 입장은 여전히 평행선입니다.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리자'는 여당과 '청와대와 여당을 믿을 수 없다'는 야당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조근호 기자의 보돕니다.

= 총리의 대국민담화를 통해 나타난 청와대와 여당의 생각은 두 가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는 것과 '사법부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라'는 것입니다.

민주당 등 야당의 생각은 다릅니다.

'사법부의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청와대와 여당이 무슨 일을 벌일지 믿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을 축출한 것을 보면 청와대와 여당이 국정원 수사와 공판을 무력화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민주당은 또 지금까지 드러난 각종 의혹과 사실만으로도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문책,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결국, 정 총리의 담화대로라면 최소한 1심 재판이 마무리될 때까지 국정원 대선 개입을 둘러싼 정국 교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천안문 교통사고, 테러 가능성 제기>

▶ 중국 수도 베이징의 상징인 톈안먼 앞에서 의문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38명이 다쳤습니다.

테러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김선경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어제 낮 12시 5분쯤 지프 1대가 관광객들로 붐비는 톈안먼 정문 앞으로 돌진했습니다.

바리케이드를 치고 넘어간 차량은 인파를 덮친 뒤 톈안먼 광장의 금수교 보호대를 들이받으면서 멈췄고 멈춘 차량에서는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차량에는 운전자와 다른 2명이 타고 있었으며 이들은 모두 현장에서 사망했습니다.

또, 돌진하는 차에 치여 필리핀 여성 1명 등 관광객 2명이 숨지고 38명이 다쳤습니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사상자 가운데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당국은 이번 사건의 테러 관련성 여부 등에 일체 함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사건 경위 등을 놓고 볼 때 폭발물 테러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장에 있던 한 목격자는 "갑자기 톈안먼 앞에서 희고 누런색 연기가 피어오르더니 화염이 치솟고 3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언론은 "사고가 일어나자 공산당과 공안부, 베이징시 고위 간부들이 현장에 도착해 사고 수습을 지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톈안먼 광장은 1989년 민주화 운동이 유혈 진압된 이후 중국 공안이 평소에도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지역입니다.

중국 당국은 그만큼 긴장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두산, 사상 첫 '4위 팀 한국시리즈 우승' 눈앞>

▶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이 먼저 3승을 거두면서 사상 첫 정규리그 4위 팀 우승을 눈앞에 뒀습니다.

김동욱 기자의 보돕니다.

= 정규리그 4위 팀이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를 확률은 0퍼센트.

프로야구 33년 역사상 단 한 차례도 4위 팀이 정상에 오른 경우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두산이 영 퍼센트의 기적을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두산은 어제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2-1로 승리했습니다.

3승 1패로 앞서나간 두산은 통산 네 번째 우승에 단 1승만 남겼습니다.

선발 이재우의 역투가 돋보였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선발 투수로 나선 이재우는 5이닝 동안 탈삼진 8개를 잡아내며 삼성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았습니다.

1회말 나온 두 점이 결승점이 됐습니다.

두산은 최준석의 적시 2루타와 양의지의 희생 플라이로 2점을 뽑았고, 이재우에 이어 핸킨스, 정재훈, 윤명준이 삼성 타선을 1점으로 막았습니다.

한편 오늘 열리는 5차전에는 두산 노경은과 삼성 윤성환이 선발 투수로 나섭니다.

<법정 관리 웅진그룹, 회장 아들 호화 결혼식>

28일 오후 수도권의 한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큰아들 A 씨의 결혼식이 열리고 있다. (송은석 기자/자료사진)
▶ 사기성 기업어음 발행과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골프장을 통째로 빌려 큰아들 결혼식을 치러 논란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박지환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어제 오후 4시 수도권에 있는 모 골프장.

클럽하우스에는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큰아들 A 씨의 결혼식에 초대된 하객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외부 비공개로 진행된 어제 결혼식은 초대 명단을 미리 작성해 참석 여부를 물은 뒤 테이블 자리 세팅까지 끝낸 상태로 시작됐습니다.

클럽하우스 외부 1,000제곱미터 공간에 12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 15개가 준비됐고 좌석마다 초대된 하객의 이름표가 일일이 설치됐습니다.

골프 성수기에 날씨도 좋았지만, 골프장 어디에도 라운딩을 즐기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윤 회장이 해당 골프장 전체를 통째로 빌렸기 때문입니다.

이 골프장은 지난달에는 월요일에 단 한 차례도 휴장하지 않았습니다.

남성 4중주 중창단이 축하공연을 펼쳤고 이후 골프장 레스토랑이 직접 준비한 고급 뷔페가 이어졌습니다.

통상 골프장이 하루를 휴업하면 영업 손실이 수천만 원에 달합니다.

앞서 지난 8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는 기업어음 부당 발행과 계열사 불법 지원 혐의로 윤석금 회장을 불구속 기소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서울 음대 '특정 후보 밀어주기' 논란 교수 공채 다시 추진>

▶ 서울대 성악과가 '특정 후보 밀어주기' 논란으로 지난 학기 교수 공채를 철회한 지 불과 두 달여 만에 문제가 된 규정 그대로 다시 공채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의를 제기한 학과장은 면직 처리됐습니다.

김연지 기자의 단독 보돕니다.

= 서울대 음대가 지난 4월 공고를 냈던 성악과 교수 공채를 철회한 건 공고 넉 달 만인 지난 8월.

'박사 학위나 그에 상응하는 학위가 있어야 한다'는 명백한 규정이 있음에도 해당 학위가 없는 지원자가 최고점으로 단독 후보에 오른 게 문제가 됐습니다.

당시 서울대 측도 절차상 문제가 있음을 인정해 공채를 사실상 철회한 거였지만, 그로부터 불과 두 달여가 흐른 지난주 다시 성악과 교수 채용 공고를 냈습니다.

하지만 논란이 됐던 모집 요강은 문장 하나 바뀌지 않은 상탭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학교 측은 이의를 제기한 성악과 학과장을 면직시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번과 같은 과오가 있어선 안 된다"며 "공채 규정을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면직 처분으로 이런 요구를 묵살한 겁니다.

대신 현 규정 그대로 공채하자고 적극 주장한 교수가 부교수 직책으로 인사위원에 올랐고 학과장 자리는 정년이 고작 석 달 남은 교수가 맡았습니다.

서울대 측은 채용 시한이 임박해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공채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또다시 안고 가겠다는 서울대 음대.

당시에 탄원도 마다치 않았던 음악계 전체의 반발이 재연될 전망입니다.

<전통시장 살리기 해법은?>

▶ 전통시장 살리기 정책이 10년 넘게 시행됐지만, 오히려 200개에 가까운 시장이 그동안 사라졌습니다.

과연 전통시장을 살릴 수 있는 해법은 있을까요?

CBS가 4차례에 걸쳐 기획보도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전통시장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왜 전통시장을 살려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아봅니다.

장규석 기잡니다.

= 지난 주말 광주광역시 양동시장.

인근에 있는 신세계 광주점과 이마트 주변 도로가 주말 쇼핑객들로 몸살을 앓았지만, 광주 최대 시장이라는 양동시장은 한산했습니다.

시장을 찾은 한 손님의 말처럼 시장 골목이 비좁을 정도로 사람이 몰려들었다는 얘기도 이젠 옛말이 됐습니다.

"십수 년 전만 해도 정말 시장 골목에 사람이 꽉 차서 움직일 수도 없을 정도였는데, 지금은 너무 한적하네요"

비단 양동시장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2002년부터 10년 동안 시장현대화 사업 등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에 1조 5,000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지만, 시장은 오히려 200개 가까이 줄어들었고, 30조 원이 넘던 전통시장 전체 매출액도 10년 만에 20조 원 규모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이렇게 시장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

시장경영진흥원 김영기 팀장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지역 상권의 쇠퇴 및 지역의 공동화 현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전통시장은 20조 원이 넘는 직접 경제효과와 35만 개의 일자리 특히, 이 가운데 5만 6,000여 개는 노점상으로 저소득층의 창업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 노인층과 저소득층, 교통약자 등에는 마트보다 저렴하게 생필품을 공급하는 기능도 맡고 있습니다.

전통시장은 지역 사회를 이어주고 특히, 다문화 사회까지 포용하는 사회적 가능성도 갖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중요한 전통시장을 어떻게 살려야 할까?

CBS는 해외 성공사례들을 둘러보면서 전통시장은 지역사회와 소통해야 살아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앞으로 사흘에 걸쳐 전통시장이 어떻게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지 그 조건들을 살펴볼 것입니다.

<신문으로 보는 세상, '아침 신문 읽기' 이희진 기잡니다.>

▶ 오늘은 국무총리 대국민 담화 발표가 주요 뉴스네요.

= 대부분 신문이 기사를 1면에 실었는데요, 크게 '대독'에 초점을 맞춘 신문과 '댓글'에 주목한 신문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국무총리 대국민 담화가 1면 톱을 차지한 신문이 두 갠데 한겨레와 경향신문입니다.

두 신문 모두 비판적 논존데 한겨레 제목은 <경제로 가린 대선개입 의혹… 박 대통령 '대독 정치'>이고 경향신문은 <총리 담화… 또 현안 뒤에 물러선 박 대통령>입니다.

한국일보와 국민일보도 각각 <朴 대통령 대독 정치>, <朴心 대독?>을 제목으로 뽑았습니다.


관련해 서울신문 시사만화 <대추씨>가 재밌는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깜짝 시구를 했던 박근혜 대통령이 입장 표명은 총리를 '대타'로 내세웠다는 내용입니다.

▶ 조중동은 댓글 사건 수사에 주목했죠?

= 조선일보 제목은 <鄭 총리 "댓글 의혹 실체 밝혀 책임 묻겠다">, 중앙일보는 총리 담화 기사를 1면이 아니라 3면으로 밀었는데 '국정원 댓글 엄정 수사ㆍ처벌'을 강조했습니다.

동아일보 1면에 실린 기사 제목도 <"국정원 댓글 의혹 규명 책임 분명하게 물을 것">입니다.

서울신문과 세계일보 역시 '댓글 의혹 규명'을 기사 제목으로 달았습니다.

그런데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하고, 윤석열 특별수사팀장도 물러난 마당에 '댓글 의혹 실체 밝히겠다'는 게 국민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 국방부는 '국정원과 댓글 공조'를 인정한 겁니까?

= 조선일보 4면에 <"對北 심리전 차원서 국정원과 협조는 당연">이라는 기사가 있습니다.

김관진 국방장관이 어제 국정감사에서 한 발언입니다.

대북 심리전 차원에서 국방부와 국정원 협조하는 거 누가 뭐랍니까? 온 국민이 격려할 일이죠.

그런데 국민을, 야당을, 야당 대선 후보를 적으로 여겨 심리전 대상으로 삼는 데 국방부와 국정원이 맞장구를 쳤다니 문젠 거죠.

▶ 공무원 시험에도 도핑 테스트를 도입해야겠네요.

= 국민일보 1면 <공무원 체력시험 '부정 약물' 횡행> 기삽니다.

소방공무원과 경찰공무원 선발에서 체력시험 반영 비율이 25%고, 중ㆍ고교 체육교사 선발에서는 그 비율이 30%나 됩니다.

경쟁률이 보통 10대 1 이상으로 치열한데 당락이 0.01점 차로 갈리다 보니 스테로이드 등 순간적으로 체력을 올리는 부정 약물 사용이 횡행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부정 약물 사용을 가리는 도핑 테스트를 하는 데 1인당 30만 원에서 50만 원이 들어 당국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답니다.

▶ '화장'이 확실한 장례 문화로 자리를 잡았군요.

= '장례의 74%가 화장'이라는 기사가 한국일보와 서울신문, 경향신문 등에 실렸습니다.

지난해 수친데 1992년 화장률이 18.4%였으니까 20년 만에 네 배로 급증한 겁니다.

남성 화장률이 77.2%, 여성 화장률이 70.1%였는데 남녀 화장률이 모두 70%를 넘은 것은 처음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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