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우 대표는 오늘 (미국측 6자회담 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를 비롯한 정부 당국자들과 만나 북한 문제에 대한 생산적인 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또 우 대표가 오는 29일 데이비스 대표를 다시 면담하며, 웬디 셔먼 국무부 차관, 에반 메데이로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등도 잇따라 만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중 양국은 북한 비핵화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면서 "우 대표의 방문은 북한의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평화적인 방식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양국간 고위급 대화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우 대표의 이번 미국 방문은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북한이 최근 조건없는 비핵화 대화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당국자들을 상대로 대화 재개에 대한 의견을 타진하려는 의도로 분석됐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중국을 방문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만난 우 대표가 이번 방미기간에 북한의 변화된 입장을 미국측에 전달하며 대화 재개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다음주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북한 비핵화 대화 재개 움직임이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북핵 6자회담 재개 가능성과 관련,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준수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사키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도 6자회담 진전 여부에 대한 질문에 "우리의 입장은 지금까지와 같다고만 반복해서 말하겠다"면서 "새로운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지난 2005년 9월 (9·19) 공동선언 등을 통해 모든 핵무기와 기존의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겠다는 약속을 수없이 했다"고 지적한 뒤 "우리는 앞으로도 북한이 이런 약속을 지키고 국제의무를 준수하도록 지속적으로 압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그런 관련된 조치를 하느냐의 문제는 북한 쪽에 공이 가 있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최근 비핵화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 없이 조건없는 대화를 요구하고 있으나 비핵화를 위한 사전조치가 있어야만 6자회담 재개가 가능하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