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이 물가조절의 희생양이냐"…쌀 목표가격 23만 원 요구

경남 농민들 도청 앞에 쌀 1,200 포대 적재

쌀 값 현실화를 요구하는 경남 지역 농민들이 경남도청 앞에서 나락 적재 투쟁을 벌였다.

농민들은 "농산물을 물가조절의 희생양을 삼고 있다"며 정부를 강하게 성토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과 한국농업경영인·한국쌀전업농 경남도연합회 소속 농민 100여 명은 29일 경남도청 정문 앞에 40kg 쌀 포대 1,200개를 적재했다.

"자식같이 가꾸고 키운 나락"이라며 농민들은 참담한 심정으로 쌀 포대를 쌓아 올렸다.

정부는 2005년부터 8년 째 동결된 쌀 목표가격 17만 83 원(80Kg)에 대해 2.4%(4천 원)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물가는 24%나 올랐다.


농민들은 "쌀 목표가격이 우리 농업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며 "물가상승율과 생산비가 반영된 쌀 목표가격 23만 원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쌀 변동직불금 지급제도는 쌀 목표가격 아래로 산지 쌀값이 내려가면 그 차액의 85%를 보전해주는 것으로 국회 동의를 거쳐 5년 단위로 결정된다.

그러나 정부는 기존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도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여야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제시한 17만 4천83 원에서 한 푼도 올릴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농민들의 반발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농민들은 이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쌀 고정직불금 100만 원 인상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대선 때 쌀 고정직불금 1ha 당 70만 원에서 100만 원 이상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러나 내년 예산에 반영조차 하지 않고 농민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쌀 목표 가격 현실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지방의회에서도 잇따르고 있다.

하동군의회는 지난 22일 쌀 목표가격 현실화와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도입을 촉구하는 대정부 결의안을 채택했다.

의회는 "2005년 결정된 쌀 목표가격을 겨우 8년 만에 4천 원이라는 터무니없는 푼돈으로 책정한 것은 농민을 우롱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앞서 사천시의회도 지난 16일 쌀 목표가격 현실화를 요구하는 대정부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농민들은 경남도와 도의회를 향해서도 "농민의 목소리를 담아 대정부 결의안을 채택하고, 벼 재배농가 경영안정자금 200억 원 이상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농민들은 이같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2차, 3차 나락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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