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석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2회말과 5회말 솔로 홈런을 쏘아올렸다. 3회말 1타점 적시타까지 포함하면 4타수 3안타(2홈런) 3타점의 맹타를 휘둘었다.
삼성이 달아나면 최준석의 대포가 터졌다.
0-3으로 뒤진 2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윤성환의 128km 슬라이더를 좌측 담장 너머로 날렸다. 1-4로 뒤진 3회말 1사 1, 2루에서는 좌전 적시타를 때렸다. 또 4-5로 뒤진 5회말에는 2사 후 타석에 들어서 안지만 148km 직구를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두산이 승부를 팽팽하게 끌고 갈수 있었던 힘이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멀티 홈런을 날린 선수는 1982년 김유동(OB)부터 2010년 최정(SK)까지 단 8명이었다. 최준석이 9번째였다.
앞선 8차례 경기에서 멀티 홈런을 때린 팀이 패한 적은 없다. 2004년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송지만(당시 현대)이 연타석 홈런을 때리고도 비긴 경기가 유일하게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한 경기였다. 하지만 5-7로 지면서 승리는 최준석을 외면했다.
비록 승리는 날아갔지만 포스트시즌 최준석의 활약은 눈부시다.
무릎 수술을 마치고 돌아온 최준석은 올 시즌 FA 홍성흔이 가세하면서 후배 오재일과 경쟁해야했다. 타격은 최준석이 나았지만 1루 수비에서는 오재일이 더 낫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최준석은 오재일과 플래툰 시스템으로 경기에 나서야 했고, 타율 2할7푼7리, 7홈런을 기록했다. 100경기에 나섰지만 222타수(60안타) 밖에 안 섰을 정도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최준석이 두산 최고의 타자였다.
대타로 나섰던 넥센과 준플레이오프에서 두 개의 홈런포를 날리면서 MVP를 받았던 최준석은 LG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도 마무리 봉중근을 두들겨 두산을 한국시리즈로 견인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타석에는 항상 최준석이 있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맹타는 이어졌다. 4차전에서도 선제 결승 2루타로 두산의 승리를 이끌었다. 5차전에서도 비록 패하긴 했지만 한국시리즈 통산 9번째 멀티 홈런을 날리며 두산 4번 타자의 존재감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