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법정관리' 웅진 윤석금 회장 아들 골프장 결혼식 '꼼수 해명'

궁색한 변명으로 논란만 더 키워

골프장을 통째로 빌려 아들 결혼식을 초호화로 치렀다는 논란에 휩싸인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뒤늦게 해명을 내놨지만 오히려 '꼼수 해명'이라는 비판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CBS노컷뉴스는 법정관리에 들어간 웅진그룹의 윤석금 회장이 계열사 골프장을 통째로 빌려 큰아들 결혼식을 치렀다고 보도했다.(29일자 [단독]'법정관리' 웅진 윤석금, 골프장서 초호화 '아들 결혼식')

◈ 월요일은 원래 휴장? 실제로는 위장 골프행사

28일 오후 수도권에 위치한 R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큰아들 A 씨의 결혼식이 열리고 있다. 송은석기자

결혼식은 지난 월요일(28일) 수도권에 있는 웅진그룹 계열사인 렉스필드컨트리클럽에서 비공개로 열렸다.

하지만 호화 결혼식 논란이 일자 웅진그룹은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해당 결혼식은 골프장의 통상적인 휴장일에 맞춰 진행된 것일 뿐 결혼식을 위해 휴장한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적극 해명했다.


통상 월요일은 코스 관리 등을 위해 휴장이 원칙이고 결혼식이 열린 월요일 역시 휴장일 중 하나였을 뿐 골프장을 통째로 빌린 건 아니라는 게 해명의 요지다.

웅진그룹은 이에 대한 근거자료로 2012년 월요일 휴장일 기록 1년치를 CBS노컷뉴스에 공개했다.

특히 2012년 월요일 45일 가운데 무려 23일이 휴장일이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CBS노컷뉴스가 웅진그룹이 공개한 자료를 분석해보니 실질적인 월요일 휴장일은 혹서기와 혹한기 즉, 골프를 칠 수 없는 12일에 불과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본격적인 골프 시즌 시작 전(2-3월 월요일 3일)과 여름 휴가기간(7-8월 월요일 5일), 시즌이 끝난 이후(12월 월요일 4일) 등 12일이 골프 성수기와 상관없는 휴장이었다.

혹한기와 혹서기 등 통상 골프장이 문을 열지 않는 날까지 휴장일에 의도적으로 포함시켜 월요일 휴장을 강조한 것.


웅진그룹이 2012년 휴장했다고 밝힌 나머지 월요일 10일도 코스 관리를 위해 휴장한 것이 아니라 샷건행사, 즉 골프행사를 위해 일반 손님을 받지 않았을 뿐 실제 라운딩은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웅진그룹측은 휴장일에 누구나 골프장을 빌려 창립기념일 행사와 VIP초청행사, 신제품 설명회 등을 열 수 있다고 해명했지만 2012년 월요일 휴장 때는 단 한건의 관련 행사도 없었다.

특히 2012년 월요일 휴장 때 결혼식 행사는 단 한차례도 없었다.

윤 회장 아들 결혼식이 열린 날과 같은 시기인 2012년 10월 월요일은 모두 휴장이었지만 실제로는 4주 동안 매주 골프행사인 샷건행사가 진행됐다.

명목만 휴장일뿐 라운딩은 모두 진행된 것.

휴장일로 처리된 2012년 10월 월요일 샷건행사 참여 인원도 41팀, 53팀, 33팀, 29팀 등으로 "잔디보호와 코스관리를 위해 월요일 휴장이 원칙"이라는 해명이 궁색하게 됐다.

이에 따라 "휴장일에 맞춰 아들 결혼식을 올린 것일 뿐 결혼식을 위해 휴장한 건 아니다"라는 해명도 사실 거짓으로 드러났다.

직원들은 윤석금 회장의 아들 결혼식으로 월요일 휴장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알고 있었다.

결혼식 당일 렉스필드 직원은 CBS노컷뉴스 취재진에게 "결혼식 행사 때문에 골프장이 휴장했다"고 말했다.

28일 오후 윤석금 웅진 그룹 회장이 수도권의 한 골프장에서 열린 큰아들 A 씨의 결혼식에 참석해 있다. 송은석기자

수도권에 있는 한 골프장 관계자는 "요즘은 성수기라 월요일에도 예약이 다 찬다"며 "(월요일 휴장은) 회원 모두 개인적인 사항이 있든지 아니면 오너쪽에서 부득이하게 미리 요구하든지 하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골프장은 회원들이 불편해하고 컴플레인도 많이 들어와 월요일 휴장 행사를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웅진그룹은 현재 법정관리 상태로 계열사인 웅진코웨이와 웅진케미칼, 웅진식품 등은 매각되거나 매각이 진행중이다.

윤석금 회장은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과 배임 혐의로 지난 7월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불구속기소돼 현재 재판이 열리고 있다.

[ 샷건행사란? ]

골프장 샷건행사란 외부 손님을 받지 않고 단체 회원만 받는 것으로 라운딩이 시간대별로 1홀부터 시작되지 않고 1홀부터 18홀까지 동시에 진행된다. 동시 시작인 만큼 이를 알리기 위해 총을 쏜다는 의미로 샷건행사라고 명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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