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출장지에서 성관계 중 다치면 정부가 보상해야 하나?

"공무출장서 성관계도중 다쳤다면 보상 안돼"<濠대법>

공무 출장 중이던 호주 연방정부의 공무원이 출장지의 모텔에서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갖다가 다친 경우 정부가 보상해야 한다고 했던 호주 법원의 이색 판결이 결국 최종심에서 뒤집혔다.

호주 국영 ABC방송에 따르면 호주 연방대법원은 30일 공무 출장 중 모텔에서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하다가 불의의 사고로 부상한 연방정부 공무원에 대해 정부가 보상할 필요가 없다고 판시했다.

연방대법원은 판결문에서 "피고용인의 부상이 업무 수행 중 입은 것이라고 보기 위해서는 피고용인이 상처를 입었을 당시의 환경이 고용인에 의해 초래되었어야 한다"며 "하지만 이 경우엔 상처를 입을 당시의 환경이 고용인에 초래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30대 후반의 이 여성 공무원은 2007년 11월 공무차 뉴사우스웨일스(NSW)주의 한 소도시로 출장을 갔다가 자신이 머물던 모텔로 남자친구를 불러내 저녁식사를 한 뒤 성관계를 가졌다.

그런데 성관계 도중 침대 옆 벽에 걸려 있던 유리등이 이 여성의 얼굴로 떨어지는 바람에 코와 입 언저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두 사람 모두 무엇 때문에 이 유리등이 떨어지게 됐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진술했으나 성관계에 몰입한 나머지 격렬한 동작을 하다가 유리등을 건드리게 된 것으로 추정됐다.

출장에서 돌아온 이 여성 공무원은 업무수행 중 부상했다며 연방정부 산하 공무원산업재해보상기관에 치료비 보상을 청구했으나 이 기관은 "업무수행 도중에 다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보상을 거부했다.

그녀는 호주중앙행정심판위원회(AAT)에 재심을 청구했으나 AAT 역시 "성관계는 샤워나 취침, 식사 등과 같이 공무출장 중에 일상적으로 행하는 일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공무원산업재해보상기구의 결정을 옹호했다.

그러나 이 여성 공무원은 AAT의 결정에도 승복하지 않고 사건을 연방법원으로 끌고 갔고 지난해 12월 연방법원은 "원고가 출장 중이던 지역의 모텔에서 밤에 섹스를 했든, 카드게임을 했든 상관없이 모두 업무의 연장이라 할 수 있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공무원산업재해보상기관은 이에 불복, 연방대법원에 항소했고 결국 대법원은 하급 법원의 판결을 뒤집고 최종적으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에릭 아베츠 고용부 장관은 "연방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상식의 승리"라고 말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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