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美 도청논란, 우리 자존심 걸린 문제"

- 미국이 도청한 35개국 중에 우리 나라도 포함됐을 개연성 매우 높아
- 도청 확인되면 우리도 다른 나라와 함께 강력한 대응에 나서야 해
- 국제사회의 냉혹한 정보 수집 활동, 당하지만 말고 우리도 역량 키워야 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10월 30일 (수)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
◇ 정관용> (미국 NSA 도청 논란) 새누리당 이인제 최고위원 바로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이인제> 안녕하세요.

◇ 정관용> 지금 미국이 35개 나라 지도자를 도청했다. 우리도 도청했다고 보세요? 어떻게 보세요?

◆ 이인제> 도청했다고 시인을 하지 않았습니까? 다만 우리나라에서 확인을 요청했는데 내용이 시인도 부인도 아닌 것을 보니까 35개국 중에 우리나라가 포함됐을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렇죠.

◆ 이인제> 또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 대한민국이 굉장히 아주 중요한 지역이고. 자기들 안보라든지 경제라든지 여러 가지 국익과 관련돼서 35개국에 포함되지 않았을까, 이렇게 생각하죠.

◇ 정관용> 만약에 정말 우리 대통령을 도청해 왔다면 이게 어느 정도로 큰 사안이라고 판단하십니까?

◆ 이인제> 정말 이게 굉장히 우리나라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우리 한국하고 미국 두 나라 사이에만 일어난 일이 아니고 세계 여러 나라와 다 관련된 일이고. 또 이제 어느 나라든지 밖으로 말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어느 나라도 다 자기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 세계 여러 나라를 상대로 정보수집 공작활동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사람을 시켜서 하기도 하고 또 과학기술을 동원해서 하기도 하는데요. 도청은 과학기술을 동원해서 한 것으로 이렇게 생각이 되는데 이것이 국제정치의 참 숨기고 싶은 냉혹한 사실 하나가 지금 불거져 나왔단 말이죠.

◇ 정관용> 네.

◆ 이인제> 그래서 이 문제는 국제사회에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되는 아주 중대한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조금 아까 어느 나라든지 정보수집과 공작을 한다고 하셨는데. 그렇다고 우리나라가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을 도청하지는 않는 것 아닌가요?

◆ 이인제> 그거 우리가 도청능력이 있느냐 없느냐일 뿐이고요. 또 어느 나라에 도청을 하느냐 하는 전략적인 판단의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지금 어느 나라든지 다 과학기술을 동원하든 사람을 보내든 스파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사람을 보내서 하든 이렇게 여러 가지 정보수집 공작활동을 하는데요. 하지만 동시에 다른 나라의 공작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에 이걸 방어하는 활동도 동시에 합니다.

◇ 정관용> 그래야 되겠죠.

◆ 이인제> 방첩활동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최고의 정보기관은 국정원인데요. 지금 도청문제는 우리가 방어해야 될 위치에 있는 나라 아닙니까?

◇ 정관용> 미국하고의 관계에서는 그렇죠.

◆ 이인제> 미국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대통령을 비롯해서 주요한 통신 기밀을 도청하고자 하는 나라들이 많이 있지 않겠습니까? 주변 나라들도 그렇고요. 그래서 방어를 해야 되는데 과연 우리가 방어를 제대로 했는지, 방어능력은 있는 것인지. 뭐 미국이 도청했다면 도청하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기술력이 모자라서 방어를 못한 건지. 이런 거는 또 내밀하게 우리들이 점검을 해야 합니다. 그것도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 정관용> 그렇죠. 모든 게 그럼 다 비밀 투성이네요. 우리도 미국 대통령 도청할 능력이 있는지, 이것도 공개할 수는 없는 문제고.

◆ 이인제> 그렇습니다.

◇ 정관용> 미국에서 우리 대통령을 도청했다면 정말 그것을 알고 있었는지, 몰랐는지. 아니면 그걸 우리가 막을 능력이 있는지. 막았는지, 못 막았는지.

◆ 이인제> 그것도 지금 앞으로 우리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비밀위원회잖아요, 정보위원회가. 거기에서 아마 어느 선까지는 국정원이 여러 가지 대응책도 보고를 하고 할 겁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 문제는 그 문제고요. 어쨌든 지금 불거져서 알려지게 된 건 미국 국가안보국이 무차별적으로 타국 정상들을 도청했다, 이거 아니겠습니까?

◆ 이인제> 그렇습니다.

◇ 정관용> 다른 나라는 어쨌든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안 알려졌으니까 말이죠.

◆ 이인제> 이게 불거져 나왔으니까요.

◇ 정관용> 불거져 나온 것에 대해서 독일이나 프랑스 같은 나라 21개 나라가 도청 재발방지를 위한 UN결의안까지 추진하고 있고 또 직접 항의전화를 하기도 하고 국빈방문도 취소하고 이렇게 하는데. 우리 정부의 지금까지의 대응에 대해서 우리 이인제 의원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인제> 그러니까 지금 딱 짚어가지고 한국이 도청당했다, 이렇게까지는 보도가 되지 않았지 않습니까? 가디언지인가요? 영국의. 폭로하고 했다고 그러는데 독일 메르켈 총리 같은 경우는 자기가 도청당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에 강력히 항의하고요. 우리나라에서는 지금 딱 부러지게 도청을 한 건지, 언제부터 한 건지, 어떻게 했는지 밝혀진 게 없기 때문에. 일단 좀 미온적이지만 확인하는 수순을 밟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이제 우리나라도 도청당한 게 확실하게 되면 특히 동맹 아닙니까? 우리 한국하고 미국은. 그리고 독일도 동맹이고요. 일본도 도청했다고 하면 안 했을 리가 없을 테고요. 그러니까 여러 나라와 함께 보조를 맞추어서 UN결의라든지 여러 가지 보조를 맞추어서 대응을 해 나가는 게 순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너무 앞장서가지고 이렇게 하다 보면 한-미 동맹에 또 손상이 간다든지 해서 우리 국익을 해칠 수도 있으니까요.


◇ 정관용> 그러세요?

◆ 이인제> 오직 국가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신중하지만 그리고 우리 주권국가로서의 자존심이나 체면과도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국제사회하고 공조하면서 이 이슈를 잘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우선 우리 대통령 도청했습니까? 라고 물어보면 네, 했습니다라고 할 나라가 있을까요?

◆ 이인제> 그러니까 미국이 지금 애매하게 입장을 이해한다. 질문을 하는 입장을 이해한다, 이렇게 애매하게. 특히 경우는 좀 다르지만 핵문제 같은 게 다 NCND라고 해서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그런 게 관행 아닙니까?

◇ 정관용> 그러니까 이런 식의 대응이 오면 확인된 바 없으니까 우리 정부는 나서면 안 된다, 이 말씀이십니까?

◆ 이인제> 아니, 그러니까 조만간 저는 독일이나 다른 나라들처럼 우리나라 이 문제도 어느 정도 진실이 드러나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미국 정부의 답변이 아닌 형태로라도 진실이 드러날 거라고 본다, 이 말씀이시군요.

◆ 이인제> 저는 이 문제는 어차피 드러난다고, 왜냐하면 폭로하는 쪽이 있으니까요.

◇ 정관용>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그 폭로하는 쪽을 통해 드러나게 되면 그게 확인되면 우리도 다른 나라와 공조해서 강력 대응하자, 이 말씀이시군요.

◆ 이인제> 그리고 미국도 이미 다 부정을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 처음에는 약간 부정하다가 부정을 못하고 전체적으로는 시인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조금 더 구체적인 진실이 드러나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우리 대통령이 도청됐나, 안 됐나 확인을 떠나서 말이죠. 미국이 이렇게 여러 나라 지도자를 도청하는 행동. 이거 자체가 문제 있다라고 하는 식의 언급 같은 거는 충분히 가능한 것 아닐까요?

◆ 이인제> 국제사회는 우리 국내사회하고는 조금 더 다른 면이 있지 않습니까? 보이지 않는 가운데 국가이익을 위해서 이런 첩보수집, 정보공작활동을 하는 것이고요. 전에 조금 우리끼리 이야기지만 로버트 김 사건, 유명한 사건이 있잖아요. 미국 해군성에 근무하는 우리 동포지만 미국 시민이고 미국 공무원인데. 거기를 통해서 우리가 일정한 군사정보를 빼내왔단 말이에요. 그것 때문에 미국은 같은 동맹국이지만 사실은 그냥도 보내줄 수 있는 정보인데. 그랬다고 해서 국가보안법으로 로버트 김을 3년 꼬박 징역을 살렸거든요. 그래서 우리 국내에서도 미국이 너무하지 않느냐, 이렇게 이야기를 했지만. 국가안보를 위해서는 정보를 수집하는 활동이고 또 그것을 막는 활동도 이렇게 아주 혹독하게 하는 게 냉혹한 국제현실입니다. 그런 가운데 우리가 국가이익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이냐, 이런 소리 없는 전쟁을 하고 있는 거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전반부에 나왔던 얘기입니다마는 정말 궁금하네요. 우리도 그렇게 타국 정상 도청할 정도의 실력이 되는지. 또 우리 정상 도청하는 것 막을 실력이 되는지, 이건 정말 궁금하네요.

◆ 이인제> 저는 과거에 제가 정보위원회에 있으면서 여러 가지 깊숙한 이야기도 듣고 한 게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국정원의 역량을 국정원뿐만이 아니라 다른 정보역량도 있을 텐데요. 특히 과학기술, 위성까지 포함해서 레이저라든지 이런 거는 주로 자국에 있는 대사관에서 레이저기술을 이용해서 도청한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되는데요. 우리나라도 상당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앞으로 더 역량을 키워 나가고 도청을 방지하는 기술도 또 발전시켜야 되고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국회 차원에서는 국민 앞에 공개는 못하더라도 그런 걸 꼭 좀 짚어야 되겠죠.

◆ 이인제> 정보위원회에서 이게 아주 중요한 현안이니까 여러 가지 대책을 세울 겁니다.

◇ 정관용>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이인제> 감사합니다.

◇ 정관용>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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