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학교별 차등성과급 69억 반납하기로

전교조·일반교사 1만 5000여 명 성과급 반납해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학교별 차등성과급 69억 원 상당을 교육부에 반납한다고 31일 밝혔다.

전교조는 이날 오전 종로구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와 교사를 줄세우기 시켜 무한경쟁으로 내모는 차등성과급제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교조는 교사 1만 5113명이 지급받은 69억 1855만 원 상당의 성과급을 교육부에 반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교조 김정훈 위원장은 "학교 평가가 일제고사 향상도, 방과후 학교 참여율, 특색사업 참여도, 교원의 직무연수 시간, 학교폭력 지도 실적 등 수치에만 기반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비교육적"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학교 규모가 작거나 열악한 지역에 있는 학교 및 학생들은 계량화된 점수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더더욱 지원을 못받는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것.


현재 학교 등급에 따라 교원 1인이 연간 받는 차등 성과급은 S 등급 96만 원 상당, A 등급 64만 원 상당, B 등급 32만 원 상당이다.

전교조에 따르면 서울시내 1200여 개 학교 중 최근 3년간 연속으로 최하 등급인 B 등급을 받은 학교는 74곳에 달한다.

전교조 조남규 서울지부장은 "양천구 Y 중학교는 영세민 밀집 지역에 있어, 전체 847명의 학생 중 중식 지원을 받는 학생만 300명에 이른다"며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도 교사들은 쉬는 시간 없이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지만, 학업 성취도를 기준으로 하면 절대 최하등급을 벗어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Y 중학교 교사들은 모두 B 등급 통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심사를 요청했지만, 정부 당국은 절차상 하자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남규 서울지부장은 "오히려 역차별로 지원을 더 해줘도 모자랄 학교들"이라며 "학교들은 각각의 특수한 환경에 놓여 있는데 이를 정보공시된 실적만 가지고 획일적으로 평가하면 결국 전시행정과 허위보고, 교육 통제만 발생할 뿐"이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전교조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날 오후 교육부를 찾아 학교별 등급제와 차등성과급제 폐지의 취지를 설명하는 한편, 69억 원의 성과급을 반납하기 위한 계좌번호를 요청하는 공문을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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