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 상대로 펄펄 난 두경민 "프로 첫승이 더…"

프로농구 원주 동부의 신인 가드 두경민 (사진 제공=KBL)
두경민은 드리블을 하는 양동근을 끈질기게 따라붙어 공을 앞으로 쳐냈다. 양동근은 공이 코트 밖으로 나갈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두경민의 발이 더 빨랐다. 3점슛 라인 앞에서 공을 살려낸 두경민은 양동근 앞에서 주저없이 슛을 던졌다. 공은 깨끗하게 림을 통과했다.

프로농구 최고의 가드로 평가받는 양동근(울산 모비스)과 코트에 신인 열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제2의 양동근' 두경민(원주 동부)이 프로 무대에서 처음으로 맞붙었다.

후배는 선배 앞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모비스가 쉽게 끝낼 것 같았던 승부는 두경민의 활약 때문에 시소 양상으로 전개됐다. 또한 두경민은 양동근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과시했다.


신인으로서는 프로 최고의 가드를 상대로 첫 맞대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하지만 두경민은 웃지 못했다.

모비스와 동부의 정규리그 1라운드 경기가 열린 1일 오후 울산 동천체육관. 두경민은 경희대 시절부터 비교 대상이었던 양동근과의 프로 첫 맞대결을 앞두고 비교적 차분해보였다.

두경민은 "존경하는 선배이고 배울 점이 많은 선배이지만 프로에서는 경쟁해야 하는 입장이라 붙어서 절대로 지고 싶지 않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런데 두경민에게는 양동근과의 맞대결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었다.

두경민은 "양동근 선배와의 대결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승리를 하고 싶다. 그게 더 중요하다. 아직 프로에 와서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며 프로 첫 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동부는 두경민이 합류하기 전까지 4승1패로 순항하고 있었지만 두경민이 가세한 후 연패에 빠졌다. 물론, 두경민의 잘못이라고 볼 수는 없다. 김주성, 박병우 등 부상자들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무릎이 좋지 않은 김주성은 이날도 결장했다. 다른 선수들의 분발이 절실히 필요했다. 두경민이 앞장 섰다. 이충희 동부 감독은 두경민에 대해 "팀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선수"라고 표현했다.

동부는 34-41로 뒤진 채 전반을 마쳤지만 3쿼터가 끝났을 때 스코어는 61-58로 뒤집혀 있었다.

두경민은 3쿼터 중반 양동근이 드리블하는 공을 가로채 직접 3점슛을 꽂는 등 적극적인 수비와 과감한 플레이로 승부의 양상을 바꿔놓았다. 3쿼터 10분동안 6득점에 스틸 4개, 어시스트 2개를 기록했다. 3쿼터에서만큼은 두경민이 양동근보다 더 눈에 띄었다.

그러나 동부는 4쿼터에서 무너졌다. 지난 전주 KCC전과 마찬가지로 승부처에서 힘을 내지 못했다. 두경민은 양동근이 보는 앞에서 프로 첫 승을 달성할 수 있었던 기회를 놓쳤다. 두경민은 3쿼터 중반에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 그 여파 탓인지 4쿼터에서는 힘이 떨어진 기색이 역력했다.

두경민은 15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에 무려 6개의 스틸을 올리며 활약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양쪽 무릎이 모두 좋지 않은 양동근은 9점 3어시스트로 분전하며 82-70 팀 승리를 이끌었다.

두경민은 언젠가 라이벌이 될 최고 가드 앞에서 존재감을 발휘한 것에 만족하며 아쉬움을 가진 채 코트를 떠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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