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에게 프랑스는?…'유학시절 母 암살 소식에 급거 귀국'

박근혜 대통령.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서유럽 순방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이 현지 시간으로 2일 밤 첫 방문국인 프랑스 파리에 도착했다.

박 대통령은 순방에 앞서 지난달 30일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 피가로'와 인터뷰를 가졌는 데 관련 기사가 프랑스 방문에 맞춰 '르 피가로' 주말판에 실렸다.


박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우리는 프랑스가 한국전쟁 때 한국의 자유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싸워준 것을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젊은 시절에 유학을 했던 프랑스에 대해 아주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 말처럼 프랑스가 좋은 기억으로만 남아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아픈 부분으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큰데,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서거 소식을 접하고 울면서 떠난 곳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를 보면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박 대통령은 1974년 프랑스 그르노블 대학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르노블 대학은 알프스 지역에 있는 문화예술의 도시 그르노블에 위치한 유렵의 8대 대학으로 손꼽히는 곳이었다.

박 대통령은 우선 그르노블 대학 어학과정을 마칠 생각이었다. 유학 오기 전부터 몇 년 동안 책과 테이프를 통해 꾸준히 프랑스어를 공부했지만 본격적인 학문에 들어가려면 어학을 보충할 필요가 있었다.

이를 위해 다른 유학생들처럼 학교 가까운 곳에서 하숙을 했는데 하숙집 아주머니와 친해졌고 그를 통해 한 가족을 소개받았다.

박 대통령은 이 가족의 평화롭고 단란한 모습을 지켜보면서 "언젠가 좋은 사람을 만나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바램"도 가져보기도 했다.

자서전에는 새로 사귄 독일 친구와는 영어로 대화로 대화를 나누며 우정을 키워갔지만 이내 독일인 친구가 집안 사정으로 귀국하면서 연락이 끊겼고, 하숙집 아주머니의 배려에 대한 특별한 감사의 마음도 묻어나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프랑스 유학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친구들과 여행 중이던 어느 날 하숙집에서 찾는 전화를 받았고, 하숙집에 도착해서는 대사관에서 나온 사람들로부터 급히 서울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박 대통령이 어머니 육영수 여사가 저격 당했다는 소식을 처음 접한 순간은 서울로 돌아가기 위해 공항에 도착해서 탑승 수속을 하러 가던 도중 궁금한 마음에 신문 판매대로 다가갔을 때였다.

박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1면에 크게 실려있는 어머니 사진을 보고 온몸에 수만 볼트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쇼크를 받았다. 눈이 캄캄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박 대통령의 패기 만만한 젊음의 추억이 어려있는 곳이기는 하지만 어머니 암살 소식을 듣고 주저앉았던 비보(非報)의 땅이기도 하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