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에게 '오재일의 결승 홈런'이란?

삼성 역전 우승의 기폭제 역할

'아픔 뒤에 얻은 이 기쁨' 마무리 오승환(왼쪽)을 비록해 삼성 선수들은 두산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연장 13회 오재일에게 결승포를 얻어맞으며 패한 뒤 오히려 정신을 재무장해 결국 역전 우승을 이뤄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사진은 1일 7차전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박석민이 입에 든 샴페인을 오승환에게 뿌리는 모습.(자료사진=황진환 기자)
프로야구 사상 첫 3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이뤄낸 삼성. 2011년부터 3연속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KS)를 제패했다.

특히 사상 최초로 KS 1승3패에서 기적적인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이전까지 14번 모두 무산됐던 가능성 0%의 미션 임파서블을 수행해냈다.

불가능을 현실로 만든 원동력은 어디에 있었을까. 삼성 선수들의 생생한 발언에서 그 저력을 찾아볼 수 있다.

사실 삼성은 정규리그 1위로 KS에 직행한 프리미엄으로 상대적으로 지친 두산에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다. 그러나 1, 2차전을 모두 내준 뒤 4차전까지 패배 1승3패로 밀렸다.

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은 뒤 비로소 박석민이 "3패 했을 때는 우승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 "솔직히 다른 선수들은 모르겠는데 저는 '마음 속으로 뒤집기 어렵지 않겠나' 포기를 잠깐 했던 것 같다"고 털어놓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 역대 KS에서 14번 1승3패 팀은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오늘 지면 끝이다" 한 마디로 우승

하지만 '나머지' 삼성 선수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5차전을 난타전 끝에 따낸 뒤 6, 7차전 모두 역전승을 거두는 무서운 뒷심으로 3연승을 내리 따냈다.

KS MVP 박한이의 말에서 해답이 나왔다. 박한이는 "(1승3패로 밀렸을 때) 사실 선수들끼리 별 얘기 하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오늘 아니면 끝이다' 이거 한 마디에 자극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서 그 분위기를 타고 7차전과 우승까지 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우승 주역 오승환 역시 불굴의 정신을 꼽았다. 사실 오승환은 KS 2차전에서 연장 13회 결승 홈런을 허용하고 패전 투수의 멍에를 안았다. 1이닝 정도만 소화하는 마무리임에도 4이닝 투구수 53개까지 가는 투혼을 보인 끝에 오재일에게 한방을 얻어맞았다.

오승환은 당시 결승포에 대해 "사실 야구 인생에 있어서 큰 공부가 됐다"면서 "그러나 그 한방으로 나도 그렇고 선수들이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7차전까지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오승환은 흔들리지 않고 5, 6차전 세이브를 따낸 데 이어 7차전 경기를 마무리하는 영광을 안았다.

오재일의 2차전 결승포는 내년 해외 진출을 앞둔 오승환에게 한층 더 성장할 계기가 된 셈이다. 더 나아가 삼성의 우승 DNA를 자극했던 기폭제가 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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