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오후 세르비아와 접한 코소보 북부 미트로비차의 한 투표소에 복면한 20대 청년들이 난입해 최루탄을 투척하고, 투표하러 온 시민을 폭행한 다음 투표함을 부수고 달아났다.
폭력 사태로 2명의 여성이 다쳤다고 미트로비차 시장 후보자가 밝혔으나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탄유그 통신이 4일 보도했다.
코소보 내 일부 세르비아계 주민은 이번 선거가 세르비아로부터 영구히 분리되고, 코소보에 정통성을 부여하는 계기가 된다며 선거를 보이콧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분리 독립 과정에서 내전을 치른 세르비아와 코소보는 지난 4월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관계 정상화를 실행하는 주요 일정으로 꼽힌다.
지방선거가 원만히 끝나면 코소보 내 세르비아계 주민은 지금까지 누렸던 자치권 중 예산 편성과 행정권 등 일부를 코소보 중앙정부에 넘겨야 한다.
코소보의 치안과 행정을 유지하는 '유럽연합 파견 민간임무단'(EULEX)과 코소보 경찰, 코소보 평화유지단(KFOR) 등은 폭력을 행사한 청년들의 신원을 확인 중이라고 탄유그 통신이 전했다.
이번 폭력 사태로 중단된 투표가 재개됐는지, 개표에 들어갔는지 등은 아직 불확실하다.
그러나 세르비아가 코소보 내 세르비아 주민에게 투표 참여를 호소했던 만큼 이번 폭력 사태를 크게 문제 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비차 다시치 세르비아 총리는 투표에 앞서 "투표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고 밝힌 바 있고 세르비아 부총리 등 주요 인사들도 현지를 방문, 투표 참여를 호소한 바 있다.
코소보에는 약 12만 명의 세르비아 주민이 살고 있으며, 이 가운데 4만 명은 미트로비차를 중심으로 한 북부 지역에 거주한다.
코소보는 옛 유고연방 국가들이 분리독립 과정에서 세르비아와 '인종 청소'의 내전을 치렀다.
코소보는 지난 2008년 독립을 선포했지만, 세르비아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양측은 지난 4월 EU 상호 가입을 추진하는 조건으로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EU는 이번 선거가 불상사 없이 마무리되는 것을 전제로 코소보에 EU 가입 협상 자격을 부여하고, 세르비아와는 곧 EU 가입 협상을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