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친'은 왜 강호동 데리고도 실패했나

새로운 예능 트렌드 적응 실패..강호동 '먹방'에만 초점

'맨발의 친구들' 출연진 (SBS 제공)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맨발의 친구들'(이하 맨친)이 사실상 폐지된다. '맨친'의 연출자 장혁재 PD는 앞서 'X맨', '패밀리가 떴다'(이하 패떴) 등의 히트작을 제작해 주말 SBS 예능을 책임졌지만, '맨친'의 흥행에는 실패했다.

시즌3로 돌아오는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이하 K팝스타)가 일요일 오후 5시 시간대로 편성되면서 '맨친'은 방송 7개월 만에 퇴장하게 됐다.

SBS는 지난 4일, 각 언론사에 'K팝스타3'의 편성 시간을 확정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맨친'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사실상 프로그램의 폐지를 알렸다.

이와 관련해 SBS의 한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에 "상부에서 회의를 통해 결정된 사항"이라며 "프로그램 폐지 이유에 대해서는 전달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예능국 고위 관계자 역시 "'맨친' 폐지에 관한 것은 SBS 홍보팀에 문의하라"며 언급을 피했다.


장혁재 PD는 SBS 내부에서 실력 있는 스타 PD로 손꼽힌다. 연출하는 작품마다 흥행에 성공했기 때문. 또 여러 톱 MC들과 프로그램으로 인연을 맺어 섭외력도 뛰어나다. 장 PD는 탈세 연루 논란 이후 연예계에 컴백하는 강호동을 지상파 3사 중 가장 먼저 '스타킹'으로 섭외한 PD이기도 하다.

지난 2011년 3월까지 '김정은의 초콜릿'을 연출한 장 PD는 미국으로 연수를 다녀온 뒤 지난해 11월 '스타킹'으로 복귀했다. 이후 강호동과 '맨친'으로 7개월간 호흡을 맞췄다.

'맨발의 친구들'의 강호동 (방송 캡처)
앞서 '맨친'은 강호동의 복귀 후 첫 야외버라이어티라 제작 전부터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야심 차게 복귀한 강호동은 해외로 떠나 현지인들과 똑같이 돈을 벌고 생활하는 자급자족을 콘셉트로 잡은 '맨친'으로 부활을 꿈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프로그램의 포맷이 '올드(Old)'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시청률 부진으로 이어졌고, 3~4%의 시청률로 고전하던 '맨친'은 다이빙, 자작곡, 집밥 프로젝트 등 여러 시험을 거쳤지만,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실패해 결국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맨친'이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모호한 콘셉트다. 신규 예능은 6개월 정도 적응기를 거치기 마련이다. 이때 여러 시도를 함으로써 최적의 콘셉트를 찾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달간 내보낸 '집밥 프로젝트'는 단조로운 '먹방' 콘셉트로 시청자의 비난을 받았다.

'미다스의 손' 장 PD는 새로운 콘셉트를 발굴하지 못하고 변화가 필요한 요즘 예능 트렌드 적응에 실패했다. '국민 MC' 강호동과 함께 해도 '참신함' 없이는 'X맨', '패떴'과 같은 히트작을 만들어 내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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