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화성 13호' 모형이지만 무섭게 개선중"

美연구진 "개발단계 미사일임은 거의 확실"

북한이 지난 정전협정 체결일(7월27일) 60주년 열병식에서 선보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 13호'(KN-08)를 놓고 진위 논란이 있는 가운데 "아직은 모형이지만 실제 작전에 쓰일 수 있도록 무섭게 개선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제프리 루이스 연구원과 에어로스페이스 코퍼레이션의 존 실링 박사는 4일(현지시간) 북한 관련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 공동 기고문에서 "화성 13호는 현재 작전 가능한 무기는 아니지만 개발 단계의 미사일임은 거의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루이스와 실링은 미국도 '피스키퍼' 미사일의 실물 크기 모형을 먼저 만든 뒤 완성품을 선보인 예가 있다며 개발단계에서 모형을 먼저 제작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이 1998년 발사한 대포동 미사일의 실물 크기 모형이 1994년 목격된 일도 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이들은 지난 7월 나타난 화성 13호가 지난해 4월 군사퍼레이드에서 선보인 같은 종류의 미사일과 세부 형태에서 차이가 있음에 주목해 "아직은 모형이지만 무섭게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공개된 미사일은 연료주입구 등 일정한 미사일의 외양을 갖췄지만 이동발사대에 고정되지 않았고 탄두 부분이 조잡하게 만들어지는 등 가짜라는 분석이 많았다.

루이스 연구원 자신도 지난 3월 포린폴리시(FP) 기고문에서는 이 미사일이 성능이 검증되지 않은 '모형'이라며 이에 대비한 미국 정부의 지상 발사 요격 미사일 추가 배치 계획을 비판했다.

하지만 그는 올해 7월 선보인 미사일은 탄두 부분이 깔끔하게 정리됐고 발사대에 잘 고정돼 있으며 무엇보다 리벳 접합이 잘돼 있는 것 등을 볼 때 지난해 미사일보다 디자인이 안정됐다고 분석했다.

또 화성 13호와 같은 형태로 ICBM을 만드는 것은 기술적으로 말이 안 된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 북한이 가진 노동 미사일 엔진 두 개를 묶거나 구소련의 R-29 SLBM 미사일 기술 등을 이전받아 조합하면 이론적으로 5천500∼1만1천㎞ 사거리의 미사일을 만들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북한이 지난해 말 기술적으로는 ICBM 발사나 마찬가지인 위성 발사에 성공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앞서 전 미국 랜드연구소 연구원인 마르쿠스 실러 박사는 지난 7월과 지난해 4월 군사퍼레이드에서 공개된 화성 13호 미사일이 "날조(big hoax)"라며 모두 가짜라고 8월 NBC 방송에서 지적했다.

실러 박사는 화성 13호 미사일의 뒷부분에 궤도 진입을 위한 추진장치 분리에 필수적인 역추진 로켓의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고, 미사일 겉면의 노즐이나 해치의 위치도 사진마다 다르다는 점을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

그는 특히 "이 미사일은 훈련용도 아닌 가짜 모형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화성 13호의 보유 대수를 과장하려는 의도로 표면의 미사일 번호만 바꿔 열병식에 내놓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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