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외의 대답이었다. 20점, 그것도 4쿼터와 연장전에서만 14점을 몰아치고도 스스로를 꾸짖는 김민구(KCC)였다.
김민구는 6일 열린 동부전에서 20점을 올리며 KCC의 92-88 승리를 이끌었다.
3쿼터까지 6점, 1어시스트에 그쳤던 김민구는 4쿼터부터 해결사 본능을 발휘했다. 3점슛과 과감한 골밑 돌파로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간 주역이었다. 연장에서도 번개 같은 레이업으로 90-85, 5점차로 점수를 벌렸다. 김민구의 손에서 승부가 갈렸다고 해도 크게 잘못된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김민구는 "오늘 경기는 혼나야 하는 경기다. 반성도 해야 한다. 변명할 필요가 없는 최악의 경기"라면서 "살아난 것도 아니다. 이렇게 끝나면 내 이름에 먹칠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팀이 지면 나 때문에 지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민구의 머리 속에는 오로지 팀 승리만 있었다.
김민구는 "내가 못 하고 팀이 이기면 크게 신경을 안 쓴다. 하지만 내가 잘 하고 팀이 지면 안 된다"면서 "농구는 다 같이 하는 스포츠"라고 강조했다.
사실 이날 경기는 김민구와 두경민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경희대 유니폼을 입고 4년 동안 호흡을 맞췄던 김민구와 두경민의 두 번째 맞대결. 연습 때도 맞붙은 적이 없었던 둘은 첫 번째 맞대결에서 김민구가 8점, 7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기록했고, 두경민도 15점, 4리바운드를 올렸다. 하지만 KCC가 78-67로 이기면서 첫 맞대결에서는 김민구가 웃었다.
그렇다면 김민구가 바라보는 '적' 두경민은 어떨까.
김민구는 "보시다시피 잘 한다"면서 "하지만 나도, 경민이도 미숙한 부분이 많다. 고쳐야 할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