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명 MBA 출신들, 월가 대신 실리콘밸리로

IT업계 취직 비율 늘고 금융업계 비율은 줄어

미국의 유명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경영학석사(MBA)들이 월스트리트로 대표되는 금융계 대신에 실리콘밸리로 상징되는 정보기술(IT)업계로 진출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취업에 나선 하버드 경영대학원 졸업생 중 18%가 IT업계에 취직했다. 이런 비율은 2012년의 12%보다 늘어난 수준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졸업생 중 올해 금융계에 취업한 비율은 27%로, 작년의 35%보다 감소했다.

예일과 코넬 경영대학원 졸업생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일어났다. 이들 경영대학원 졸업생 중 IT업계에 취업한 비율은 지난 2년 사이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IT업계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이 가는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IT업계 취업 비율이 금융업계 취업 비율을 추월했다. 올해 IT업계 취업 비율은 32%였고 금융업계 취업 비율은 26%였다. 2년 전에는 IT업계가 13%, 금융업계가 36%였다.

한때 파워포인트 기술과 언변에만 능한 MBA 출신을 꺼렸던 IT업체들도 이제는 이들을 환영하고 있다. IT 시장이 성숙 단계에 집입하면서 경영을 이끄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해진 것이다.


아마존닷컴은 올해 MBA 졸업생 채용을 지난해보다 40% 늘렸다. 이 회사의 자넬 도널드슨 MBA 채용 담당자는 "현재 선임 재무 분석가나 상품 관리자 분야에 수백명의 MBA를 뽑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도 MBA 채용을 늘렸다고 WSJ는 전했다.

금융업계의 초봉이 아직 IT업계보다 많은데도 유명 MBA 출신들의 IT업계 취업 비율이 높아진 배경에는 금융위기 여파도 있지만 IT기업들의 자율적인 기업 문화와 비전, 금융기업들의 긴 근무시간 등의 영향이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의 데릭 볼턴 부학장은 "학생들이 혁신을 이끌수 있고 자신의 영향력을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분야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업계는 유명 MBA 출신들이 취업을 외면하자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

골드만삭스는 신입 사원들의 주말 근무시간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MBA 채용을 늘리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금요일에는 평상복을 입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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