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학의 피터 브라운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진은 지름이 20m에 이르는 대규모 운석들이 지난 20년간 60차례나 지구 대기권에 진입한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상시 감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네이처지에 실린 연구 보고서에서 주장했다.
이들은 하늘을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시스템이 첼랴빈스크 소행성이 대기권에 진입하기 1주일전, 최소한 며칠 전에만 발견했어도 귀중한 성과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1천여 명을 다치게 하고 건물 수천 채를 파손시킨 첼랴빈스크 소행성을 분석한 연구 컨소시엄(Chelyabinsk Airburst Consortium)의 발표에 따르면 이 우주 물체는 지름 약 20m, 총 중량 1만3천t으로 27㎞상공에서 폭발했으며 폭발 당시 위력은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약 40배에 해당하는 590kt이었다.
연구진은 미국 정부가 사용하는 핵무기 추적 장치들과 세계 전역에 배치된 초음파 추적 장치들을 통해 수집된 지난 20년간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최대 지름 20m의 소행성 60개가 지구 대기권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숫자이지만 이 가운데 대부분은 큰 바다나 오지 상공에서 폭발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처럼 지구 대기권에 진입하는 소행성의 위협이 과소평가되고 있다면서 지름 수십m 급 운석이 떨어지는 빈도는 알려진 것보다 2~10배는 크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망원경 관찰에 따르면 첼랴빈스크 급 운석이 떨어지는 빈도는 150년에 한 번꼴이지만 우리가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30년에 한 번꼴"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또 지난 1908년 시베리아 퉁구스카 지역의 삼림 수천㎢를 잿더미로 만든 소행성과 같은 천체가 떨어지는 빈도는 알려진 것처럼 수천년에 한 번이 아니라 200~300년에 한 번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지름 수십m 규모의 지구 근접 소행성은 수백만 개나 되지만 우리가 발견한 것은 겨우 1천개 정도"라면서 이런 물체들은 대부분 대기권에서 타버리기 때문에 이를 모두 찾아낼 필요까지는 없지만 며칠 전에만 이런 물체들을 탐지할 수 있다면 어느 지점에 언제 떨어질지 예측해 대비할 시간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네이처지에 함께 실린 체코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첼랴빈스크 운석은 지름 2㎞의 `소행성 86039'에서 떨어져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천문학자들은 우주에서 날아온 물체를 크기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구분하는데 지름 1m 이하의 것은 `유성체'(流星體 meteoroid), 1~10m부터는 소행성(asteroid)이라고 부른다. 유성체나 소행성 파편들이 대기권에서 소멸되지 않고 지표면에 떨어지면 그 조각들은 운석(meteorite)이라고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