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유죄, "법이란 거미줄에 걸린 나비같다" 한탄

법원, 국민참여재판 배심원단 무죄 평결과 달리 일부 유죄 판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안도현 시인에 대해 법원이 일부 유죄를 선고했다.

열흘 전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단이 전원일치 무죄 평결을 한 것과는 사실상 대치되는 것이다.

7일 전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은택) 심리로 열린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안 시인에 대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벌금에 대해서는 선고를 유예했다.

죄는 인정되지만 이로 인한 처벌을 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국민참여재판 평결을 고려한 판단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안 시인은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안중근 의사의 유묵 도난에 관여했거나 소장하고 있다는 내용의 트위터 글을 17차례 올려 허위사실공표와 후보자 비방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검찰은 벌금 1000만원을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는 이 중 허위사실공표는 무죄로, 후보자 비방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진위 불명의 사실을 퍼뜨렸고 이 사실이 진실임을 입증하지 못했지만 고의로 허위사실을 퍼뜨린 의도는 없어 보인다"면서도 "당시 피고인의 지위 등을 봤을 때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 검증 보다는 도덕적 흠집을 내 낙선을 시키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벌금을 선고 유예한 것에 대해서는 "법관의 판단과 상충하는 배심원단의 의견은 헌법과 법관의 양심을 기속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기속력을 갖는다"며 "배심원의 의견은 법관의 유무죄 판단에는 기속력이 없지만 양형에 대해서는 기속력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재판 결과에 대해 안 시인은 "재판관이 쳐 놓은 법이라는 거미줄에 걸린 나비와 같은 심정이다"며 "국민의 눈높이와 다른 재판부의 판단에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고 즉각 항소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번 판결에 재판부의 고심의 흔적은 크게 느껴지지만 배심원단의 평결과 다르게 유죄를 선고하면서 국민참여재판을 둘러 싼 논란은 또 한 번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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