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는 네덜란드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안락사를 허용했으나 안락사법은 18세 이상에만 적용되고 있다.
네덜란드는 12세 이상에 대해 안락사를 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벨기에 집권 사회당은 지난해 12월 미성년자의 자기 결정권을 인정하는 안락사법 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후 의회의 법안 심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와 종교계에서 찬반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16명의 소아과 전문의사들은 6일 의회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이미 법의 테두리 밖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미성년자 안락사를 허용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 의사는 "죽음을 앞에 둔 미성년자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아 성숙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들에게서 마지막 남은 가능성을 빼앗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종교계는 생명 경시 현상의 확산을 경계하면서 미성년자에 대한 안락사 허용에 반대하고 있다.
벨기에의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 지도자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처럼 중대한 문제가 점점 더 가볍게 취급되고 있는 것에 크게 우려한다. 미성년자 등 취약계층의 안락사는 그들의 조건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성년자 안락사 허용에 대한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미성년자가 판단 능력이 있을 경우에는 허용해야 한다는 응답이 75%로 찬성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가 지난 2001년 세계 최초로 안락사를 법으로 허용한 데 이어 2002년 벨기에, 2009년 룩셈부르크가 이에 동참했다. 미국에서는 오리건 주가 1997년부터 허용했다. 스위스의 경우 직접 안락사를 시키는 것은 여전히 불법이지만 안락사를 돕는, 이른바 `조력자살'은 허용하고 있다.
벨기에서는 지난해 1천432건의 안락사가 시행됐다. 이는 전년보다 25% 증가한 것이다.
네덜란드에서도 지난해 안락사 사례가 전년보다 13% 증가한 4천188명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