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하프 국무부 부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의 북한 억류 1년에 즈음한 성명에서 "북한이 다시 초청하면 킹 특사는 배씨 석방을 위한 인도주의적 임무를 위해 북한 방문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프 부대변인은 "우리는 배씨 건강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북한 당국에 대해 인도적 차원에서 배씨를 특별사면해 석방하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는 배씨 가족과 정기적으로 접촉하고 있고, 최근 (배씨의 모친) 배명희씨 방북과 관련해 스웨덴 정부와 배씨 가족이 연결될 수 있도록 주선했다"고 설명했다.
스웨덴은 북한에서 대북 외교관계가 없는 미국의 '이익대표국'(protecting power) 역할을 하고 있다.
하프 부대변인은 "우리는 앞으로도 배 씨 석방을 위해 스웨덴 대사관과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킹 특사는 내주부터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 국가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킹 특사가 18일부터 이틀간 한국을 방문해 우리 정부 관계자들과 비정부기구(NGO)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라면서 "일본 등 지역 순방차 서울을 찾는 것"이라고 밝혔다.
킹 특사는 지난 8월 말 한·중·일 순방 도중 돌연 방북을 추진, 북한 당국과 배씨 석방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었으나 북한이 초청을 막판에 철회하면서 방북은 무산됐다.
때문에 이번 순방 계기에도 배씨 석방을 위한 방북 움직임이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킹 특사 방북 가능성에 대해 "킹 특사의 방북 계획이 잡혀 있다고 전해 들은 것은 아직 없다"면서 "북한 쪽에 달린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함경북도 나진을 통해 북한에 들어갔다가 억류된 배씨는 올해 4월 말 '반공화국 적대범죄행위'를 이유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며 최근 건강이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ICC는 지난 5일 성명에서 "선교사 배씨가 북한에 억류된 지 1년이 지나 한국전 이후 최장기 북한 억류 미국인이 됐다"면서 조속한 석방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