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상일 의원은 '일본은 집단적 자위권을 추진할 때가 아니다'라는 지난 6일 백승주 국방부 차관의 발언을 들어 "국방부가 외교부에 비해 훨씬 강경하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의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 일본의 행동을 지켜보면서 거기에 맞게 대응한다는 것은 사실상 방치가 아니냐"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세연 의원은 "외교부는 국민정서와 달리 국익을 위한 협상가로서 모호한 입장을 취할 수 있다고는 본다"며 "다만 국방부는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이르면 일본을 잠재적 적국의 하나로 심각히 검토해야 되는 단계로 들어가야 하지 않나 한다. 정부가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한반도 안보상황과 관련해 우리의 요청 없이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허용할 수 없다'는 게 외교부의 입장인데, 이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인정한 뒤에나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냐"며 "이게 우리 정부가 취할 입장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유기홍 의원은 "'일본이 과거사를 분명히 사과해야 집단적 자위권 행사 등 보통국가의 권리 가질 수 있다'는 게 1997년 우리 정부의 입장이었는데 크게 후퇴한 것"이라며 "외교부는 독도 영토주권 홍보예산까지 삭감당하고 있는데 보다 적극적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규현 외교부 1차관은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는 과거사 불신 등에 대한 주변국의 우려와 의구심이 해소돼야 가능하다"며 "우리가 미국처럼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당연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반복했다.
김 차관은 "과거사에 관한 일본의 수정주의적 태도에는 단호히 대응하지만, 집단적 자위권 문제는 모든 것을 종합적 고려해 대응한다"며 "현재 국제적으로 적극적 반대국가는 없고, 중국도 공개적으로는 반대 입장을 밝히지 않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백 차관 발언과 관련해 "그것은 국방부 차관의 개인적 의견이고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며 "외교부는 하여튼 국익을 어떻게 극대화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기 때문에 때로는 특정 상황에 있어서는 약간의 모호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소속 남경필 위원장은 "집단적 자위권 문제는 다면적 양날의 칼이다. 그런데 우리는 칼자루가 아닌 칼날을 쥐고 있다"며 "차관의 말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지만, 집단적 자위권 관련 성과가 박근혜정부의 외교 성적표가 될 텐데 그런 식의 답변만으로는 국민의 동감을 얻기 어렵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