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프로 데뷔전은 합격점이었다. 지난 3일 LIG손해보험과 원정 경기에서 팀 내 최다인 24점을 몰아치며 3-2 역전승을 이끌었다. 공격 성공률도 61.76%나 됐다.
역시 전광인이라는 찬사가 나왔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거의 용병 수준"이라고 칭찬할 정도였다. 공수 만능 대형 선수의 탄생을 알리는 듯했다.
▲현대캐피탈전 1세트 성공률 30% 부진
하지만 두 번째 경기에서 비로소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7일 현대캐피탈과 원정에서 전광인은 역시 팀 내 최다인 22점, 공격 성공률 56.41%를 기록하며 분전했다. 그러나 1-3 패배를 막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 밀로스가 14점, 성공률 30%에 그친 데다 범실 8개 등 부진한 탓이 컸다. 상대 주포 아가메즈(30점, 성공률 59.18%)에 크게 못 미쳤다. 전광인-서재덕(20점)과 이루는 삼각편대의 위력이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전광인 역시 패배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1세트 초반 잇따라 상대 블로킹에 공격이 걸리는 등 3점, 성공률 30%에 머물며 기선을 뺏기는 빌미를 제공했다.
4세트에도 8점을 올려줬지만 승부처인 13-15 상황에서 잇따라 다시 공격이 상대 블로커에 잡히면서 흐름을 내줬다. 불안하고 낮은 토스가 1차 원인이었지만 무리하게 공격한 탓도 있었다.
▲"역시 프로는 힘들다…이겨낼 것"
경기 후 전광인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1세트 부진에 대해 진하게 반성했다. 전광인은 "컨디션도 사실 좋지 않았지만 너무 생각없이 공격을 했다"면서 "상대 블로킹이 높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냥 때리면 되겠지'라고 밀어붙였다"고 털어놨다.
사실 전광인은 레프트 포지션으로 외국인 선수가 주를 이루는 상대 라이트 공격수와 맞닥뜨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0cm가 훌쩍 넘는 장신에 탄력도 갖춘 외인들의 블로킹을 뚫기가 버거울 수밖에 없다. 현대캐피탈전에서도 아가메즈(206cm)를 앞세운 블로킹에 고전했다.
전광인은 "블로킹이 상대적으로 약한 데와 코트 양 쪽 코너, 또 쳐내기 등을 생각했어야 했다"고 돌아봤다. 깨달음의 성과는 분명 있었다. 2세트 4점 성공률 66.7%로 예열을 마친 전광인은 3세트 7점 성공률 77.78%로 26-24 반격을 주도했다. 여기에는 아가메즈를 피해 상대 국내 선수들과 대결하도록 포지션을 바꿔준 신영철 감독의 작전도 있었다.
어쩌면 조기에 패배의 쓴잔을 맛본 게 득이 될 수도 있다. 전광인은 "사실 프로에서 형들과 맞붙는 게 힘이 든다"며 대학과 차원이 다른 수준을 절감했다. 이어 "상대 공격 패턴에 대한 분석이 역시 다르다"면서도 "하지만 어차피 넘어야 할 산이고 앞으로 더 잘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새내기다운 패기를 보였다.
대학 넘버원 플레이어에서 프로 선수로 거듭나기 위한 전광인. 슈퍼 루키가 성장통을 이겨내고 프로에서도 우뚝 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