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중국신문망 등에 따르면 난징시는 시내 친화이(秦淮)구 리지샹(利濟巷)에 있는 일본군 위안소 유적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비판 여론이 일자 지난해 11월 해당 유적을 '역사진열관'으로 조성해 보호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 유적 내 건물들의 지붕이 무너지는 등 심하게 훼손됐을 뿐만 아니라 유적 동쪽은 임시주차장으로 변했고 서쪽에 있는 100㎡ 크기의 마당 안에는 건축폐기물과 생활쓰레기가 가득 쌓여있다.
현지 매체들은 담당 동사무소격인 우라오(五老)촌사무소가 관내 건축폐기물을 이곳에 모았다가 다른 곳으로 옮기는 집하장으로 쓰고 있는 사실을 폭로했다.
이 유적에서는 지난 2008년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일부가 불에 타기도 했다.
리지샹 위안소는 면적이 6천700㎡로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아시아에 세운 위안소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현재 가장 온전하게 보존된 위안소 유적이다.
또 '만삭 위안부' 사진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북한의 박영심 할머니(2006년 작고)가 지난 2003년 방문해 일제의 만행을 증언했던 곳이기도 하다.
난징시 친화이구 관계자는 유적 보호사업에 진전이 없는 이유에 대해 "우리가 마음대로 할 수 없으며 상급 기관의 지시에 따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언론은 난징의 일부 공직자가 이 유적에 대해 "중국인이 당한 치욕의 상징이기 때문에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며 '철거하지도 보호하지도 않는 상태'가 몇 년째 계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