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보를 받은 법무부는 검사징계위원회를 소집해 윤석열 여주지청장등 특별수사팀에 대한 징계 여부를 확정하게 된다.
특별수사팀에 대한 징계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이번 감찰의 공정성을 둘러싼 검찰 내부의 논란은 가라앉기는 커녕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이 특별수사팀에게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 부분에 대해 감찰본부가 내부적으로 "입증할 수 없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지자 검찰 내부에서조차 감찰 불공정성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의 김선규 검사는 전날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국정원 수사팀의 행위를 적극 옹호한 뒤 "오히려 '법과 원칙'에 위반된 결정과 지시를 한 사람들이 징계되어야 한다"며 조 지검장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조 지검장에 대한 평검사 사이의 인식이 어떤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조 지검장이 서울고검 국정감사장에서 윤석열 지청장과 갑론을박을 벌인 시점부터 조직 장악력을 상실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국회의원들이 보는 앞에서 부하 검사와 낯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면 리더로써 사실상 사형 선고를 받은 셈"이라며 "조 지검장이 당연히 사표를 던질줄 알았는데 오히려 감찰을 요청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평가했다.
조 지검장은 본인을 책임을 지고 결단을 내리는 모습 대신,오히려 국정감사 다음날 '셀프감찰'을 대검에 요청하면서 비난을 자초하기도 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감찰본부가 외압 의혹에 대해 혐의 없음 결론을 내린다 해도, 명분과 지휘권을 상실한 조 지검장이 하루빨리 자신의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한 검찰 고위관계자는 조 지검장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장 아닌가. 검사들을 징계시켜놓고 본인은 그대로 있을 수 있겠느냐"며 즉각적인 사퇴 필요성을 강조했다.
검찰내에서는 조 지검장이 이미 사퇴결심을 굳혔고 사퇴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
검찰총장 후보자의 청문회가 예정된 13일 이전까지 조 지검장의 거취가 정해지지 않을 경우, 당장 김진태 총장 후보자가 야당 의원들의 집중포화에 시달리면서 검찰조직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 지검장의 거취와는 별도로 특별 수사팀에 내려질 징계의 형평성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대검 감찰본부는 윤 지청장 외에 부팀장인 박형철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장에게도 경징계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정원 수사과정 대부분이 윤석열 팀장의 지휘아래 이뤄졌다는 점에서 박 부장검사에게까지 징계를 내리는 것이 타당하냐는 지적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항명을 했다는 이유로 윤 지청장과 수사팀을 징계하면서 박 부장검사는 명령을 수행했다는 이유로 징계하는 것은 그 자체가 모순 아니냐"며 징계의 부당성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