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재난지도', 필리핀 태풍피해 구호에 역할 톡톡

필리핀 인구 36% 인터넷 이용…SNS 재난대응시스템 구축에 '이상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분석을 통해 만든 '재난 지도'가 태풍 하이옌(Haiyan) 피해를 본 필리핀에서 유엔 구호팀의 도우미 역할을 해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NS를 이용한 재해 대응은 소셜 매핑(social mapping)이라는 기술로 유용한 정보를 걸러내는 것이 핵심이다.

SNS에 넘쳐나는 수많은 재해 관련 글을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일종의 '데이터 지도'를 그리는 것이다. 키워드를 가지고 쓸모있는 정보를 식별하는 데는 '마이크로매퍼스'라는 소프트웨어가 활용되며 자원봉사자들이 작업에 참여한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이같은 기능을 하는 디지털인도주의네트워크(DHN)에 SNS 상의 태풍 피해 관련 글을 수집·분석해줄 것을 의뢰했다고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유엔이 소셜미디어 상의 정보를 바탕으로 재난지도를 구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WSJ은 전했다.

이를 통해 유엔 구호팀은 어디에 어떤 종류의 도움이 필요한지를 한눈에 파악해 신속한 대응에 나설 수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이용도 가능하다.

필리핀 중남부 지역을 강타한 하이옌은 레이테 섬을 중심으로 1만2천여명에 이르는 사망·실종자를 냈다.

이런 대규모 재난재해 현장에서는 보통 SNS가 혼란을 가중할 수 있다. 이용자들이 이미 나온 정보를 다시 전달하는 경우가 많을뿐더러, 정보의 양이 지나치게 많기 때문이다.

DHN의 공동 설립자이자 카타르재단 산하 컴퓨팅리서치연구소(QCRI)의 사회혁신 분야 책임자인 패트릭 마이어(35)는 '인공지능을 토대로 한 재난 대응'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매퍼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재난 대응은 지난 9월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주(州) 지진 당시에도 시도됐지만,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활용률이 낮아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필리핀은 인구의 36%가 정기적으로 인터넷을 이용하고 모바일 기기 보급률도 높은 편이어서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고도의 재난대응 시스템 구축에 '이상적인' 장소라는 평이다.

구글도 SNS를 통한 자체 재난지도 구축에 나섰다. 실종된 친지를 찾을 수 있도록 '사람 찾기' 페이지도 개설했는데, 지난 9일 오후 기준으로 400명이 추적대상으로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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