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IAEA '포괄적 협력 로드맵' 합의

아라크 중수로·가친 우라늄광산 사찰 허용키로

이란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11일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을 풀기 위한 포괄적인 협력 방안을 담은 로드맵에 합의했다.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원자력기구 대표와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은 이날 테헤란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에 서명했다고 AFP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전했다.

살레히 대표는 아마노 총장과 함께 기자회견에서 나와 "양측이 오늘 서명한 공동성명은 남은 문제를 풀기 위해 상호 조치를 규정한 협력 로드맵의 구체사항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아마노 총장 역시 이날 합의를 "중요한 고비를 넘겼다"고 평가하면서도 "아직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양측의 합의에 따라 오늘부터 향후 3개월 동안 양측의 협력을 통해 더욱 많은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면서 "그동안 우리가 요구했으나 오늘 언급하지 않은 부분의 해결을 위해서도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IAEA는 이란 핵 시설에 대한 정기적인 사찰을 실시해 왔으나 2011년 말 '파르친 핵실험 의혹'을 제기한 이래 이란 측에 더욱 광범위한 사찰을 요구해 왔다.

살레히 대표는 6개의 부속 조항으로 이뤄진 이날 합의에 따라 이란은 IAEA에 중부 아라크 지방에 건설중인 중수로 발전소와 남부 반다르 압바스 가친 우라늄 광산의 사찰을 허용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라크 중수로 발전소는 계획대로 내년 말 가동을 시작하면 핵무기의 원료인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어 서방이 우려를 제기해 온 곳이다.

실제 7∼9일 제네바 핵협상에서도 아라크 중수로에 대한 프랑스의 우려로 이란과 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합의 도출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살레히 대표와 아마노 총장 모두 그동안 핵사찰 협상의 쟁점이었던 파르친 군사기지의 사찰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2011년 말 '파르친 핵실험 의혹'이 제기된 이래 이란과 IAEA는 10여 차례에 걸쳐 핵사찰 협상을 벌였지만 지난달 빈 협상 전까지는 접점을 찾지 못했다.

테헤란에서 동남쪽으로 30km 떨어진 파르친 기지에는 핵 고폭실험을 위한 격납용기가 설치됐으며 이것이 핵무기 개발의 강력한 증거라는 게 IAEA의 주장이다.

반면 이란은 파르친 기지가 재래식 군사시설일 뿐이며 핵실험 의혹은 서방과 이스라엘 정보기관이 제공한 왜곡된 정보에 따른 것이라며 부인하고 있다.

dpa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합의로 이란이 IAEA에 파르친 기지의 사찰까지 허용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란이 아라크 중수로를 포함해 더욱 포괄적인 IAEA의 사찰을 허용함에 따라 오는 20일 재개되는 P5+1과의 핵협상도 탄력을 받을 수도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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