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회원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11일(현지시간)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보도문을 통해 "피고인들의 불법 활동이 무르만스크 법원에서 심리할 성격의 것이 아니고 조사 기관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하고 있어 30명의 피고인을 상트페테르부르크 구치소로 이송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린피스 측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북극 30인(체포된 30명의 그린피스 회원)은 더이상 무르만스크 구치소에 없다"며 "오늘 새벽 5시 그들을 다른 곳으로 이송한 것으로 보인다"고 소개했다.
현지 인테르팍스 통신은 이번 사건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무르만스크를 떠난 그린피스 회원들이 12일 낮 12시 11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철도역에 도착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린피스 회원들은 지난 9월 중순 네덜란드 선적의 쇄빙선 '악틱 선라이즈'(Arctic Sunrise)호를 타고 북극해와 가까운 바렌츠해의 러시아 석유 시추 플랫폼 '프리라즈롬나야' 부근에서 시위를 벌이며 플랫폼 진입을 시도하다가 선박과 함께 러시아 국경수비대에 나포됐다.
선박에는 러시아인 4명을 포함해 19개국 출신 환경운동가 30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프리라즈롬나야 유전 개발이 심각한 해양오염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며 개발 중단을 요구하다 억류됐다.
러시아 당국은 그린피스 회원들과 선박을 북부 무르만스크주(州)로 압송한 뒤 회원들을 해적 혐의로 기소해 구속했다. 이후 당국은 회원들에 대한 혐의를 난동으로 변경했지만, 각국의 끈질긴 석방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억류된 그린피스 회원들의 소속 국가들과 비정부기구(NGO) 등은 러시아 측의 조치가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회원과 선박의 조속한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