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2라운드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2013-2014시즌, 팬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고있는 선수를 한명만 꼽으라면 단연 전주 KCC의 신인 가드 김민구(22, 190cm)가 떠오른다.
둘은 공통점이 많다. 대학교 재학 시절에 리그를 평정했다. 김선형은 2010년 초대 대학리그에서 오세근, 함누리 등과 함께 중앙대를 전승 우승으로 이끌었다. 김민구는 2011년과 2012년 경희대를 리그 정상에 올려놓으며 2년 연속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다.
둘의 플레이는 비슷해 보이면서도 조금씩 다르다. 김선형과 김민구 모두 화려한 개인능력을 자랑한다. 김선형은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되는 오픈 코트에서 강점이 극대화되고 포인트가드를 맡고 있다. 반면, 김민구는 전형적인 슈팅가드로 기술과 스피드에 외곽슛까지 겸비했다.
김민구는 프로 입성을 앞두고 '제2의 김선형'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개인 능력이나 플레이 성향을 떠나 김선형이 2012-2013시즌 프로농구에 불러일으킨 신선한 바람을 김민구가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오는 14일 오후 7시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프로농구 정규리그 2라운드 경기에 농구 팬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김선형과 김민구가 프로 무대에서 첫 번째 맞대결을 펼치는 날이다.
김선형은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SK를 정규리그 1위로 이끌고 있는 주역이다. 13경기에 출전해 평균 10.6점, 4.8어시스트, 4.8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김선형의 야투(2점슛+3점슛) 성공률은 지난 시즌보다 크게 떨어진 36.5%에 불과하다. 상대가 김선형의 속공과 돌파를 저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다 최근 외곽슛 슬럼프가 겹친 결과다.
김선형은 "슛에는 늘 자신감이 있지만 밸런스가 잘 안맞는 것 같다. 포인트가드를 하면서 내가 언제 슛을 던져야 하는지 타이밍을 잡기가 어려운 면도 있다. 밸런스만 잡으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의 발전이 다소 정체됐다는 주위 평가도 있지만 '포인트가드' 김선형은 분명 진화하고 있다. 올 시즌 들어 장신 센터 코트니 심스와의 2대2 공격을 새롭게 장착했다. 골밑의 좁은 공간에서도 심스의 득점 기회를 살려주는 능력이 발군이다.
KCC는 김민구가 팀에 합류한 뒤 6경기에서 4승2패를 기록했다. 김민구는 빠른 적응력을 보이며 금세 팀의 주축 선수가 됐다.
김민구는 올 시즌 6경기에서 평균 13.2점, 4.8어시스트, 3.5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야투 성공률은 가드로서는 최상급인 51.9%, 3점슛 성공률도 37.5%로 준수하다. 무엇보다 신인답지 않은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가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김민구는 지난 9월 신인드래프트를 마치고 김선형과의 대결에 대한 질문에 "프로에서 당연히 붙어야 할 상대이지만 내가 워낙 좋아하는 형이다. 하지만 꼭 내가 이겨야 농구가 흥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하며 당당하게 출사표를 던졌다.
"김민구는 베테랑처럼 여유있게 농구를 한다. 신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잘해 나도 기분이 좋다"는 김선형은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 내가 밀린다고 해도 팀이 이기면 좋다. 내가 민구를 눌렀는데 팀이 진다면 그건 진 것이다. 민구가 잘하는 플레이를 못하는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나도 기대가 되는 경기"라고 말했다.
둘은 평소 전화 통화를 자주 하는 사이다. 지난 8월 필리핀 아시아선수권 대회를 통해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으면서 더욱 가까워졌다. 친분을 잠시 내려두고 코트에 나서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남자농구의 미래를 이끌어 갈 두 선수의 프로 첫 맞대결,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