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 그룹은 지난 2010년 계열사 LIG 건설이 부도 위기를 맞자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로 결정한다.
그런데도 돈을 마련하기 위해 그 다음해 3월까지 2100억원의 기업어음을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팔았다. 결국 LIG 건설에 대해 법정관리를 신청하니, 투자자들이 쥐고 있는 기업어음은 휴지 조각이 됐다.
LIG 그룹은 특히 기업어음을 발행하는 과정에서 LIG건설의 제무제표를 조작해 신용도를 높게 유지하는 꼼수를 쓰기도 했다.
법정관리 신청 전에 기업어음을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일은 2년 뒤 '동양사태'에서 판박이처럼 재현됐다.
결국 지난 9월 열린 1심에서 LIG그룹 구자원 회장은 기업어음 발행의 사기성이 인정돼 징역3년을 선고 받으면서 법정 구속되고, 맏아들 LIG 넥스원 구본상 부회장은 징역 8년을 선고 받기에 이르렀다.
78세 고령의 아버지, 그리고 맏아들이 동시에 구속돼 중형을 선고 받은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그만큼 죄질이 나쁘다고 법원이 판단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LIG 그룹이 총수 공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 피해금액을 모두 갚기로 결정했다.
구씨 일가 사재를 털어 2100억원의 기업어음 중 아직 갚지 않은 일반 투자자의 피해금액 1300억원을 우선 상환하기로 한 것이다. 나머지 70억원도 고액 기업어음 소지자와의 협상을 통해 차감 지급할 계획이다.
LIG그룹은 14일 이런 계획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LIG의 상환 계획은 아무래도 현재 진행 중인 2심에서 법원의 선처를 기대하고 내놓은 방안으로 풀이된다.
한편 LIG그룹은 현재 비상장 지주사인 ㈜LIG를 중심으로 금융의 LIG손해보험과 LIG투자증권, 방위산업체인 LIG넥스원 등 11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지난해 LIG그룹 매출이 10조 9000억원으로, 이 중 LIG손해보험 매출이 9조원, LIG넥스원이 1조원 가량으로 두 회사가 중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