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연말 급속 가까워진다...'급'별 전략대화

한미일 안보체제 강화분위기 속 한중 만남 의미

최근 북핵 6자회담 당사국 간 접촉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연말 내 한중 전략대화가 '급(級)' 별로 줄줄이 예정돼 있어 그 논의 결과가 주목된다. 부총리급 전략대화에 이어 지난 6월 있었던 차관급 회의가 한 차례 더 열리는가 하면, 국방외교 국장급 2+2 회의에 국책연구소 간 전략대화까지 추진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12일 "11월 중순 양제츠 국무위원이 방한해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한중 양자 관계는 물론 한반도 관련 현안을 두루 논의할 예정"이라며 "잠정적인 일정 협의는 끝나고 공식 발표만 남은 상태"라고 말했다.

양국 외교 컨트롤타워가 마주 앉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부총리급 간 대화체제는 한중 정상회담 때 합의된 것이다. 대화 자체만으로도 한중 관계가 심화됐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중국이 최근 북핵 관련 6자회담에서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논의 결과가 특히 비중 있게 들여다 볼 대목이다.

여기에 김규현 외교부 1차관과 장예쑤이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이 다시 한번 만나 현안을 논의할 계획이고, 박준용 외교부 동북아 국장이 국방부와 함께 2+2 채널을 개시할 방침이다. 이밖에 양자 문화교류 채널, 국책연구소 간 전략대화도 연말 내 개최 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관련 채널 개시가 한중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내용들이긴 하지만, 전략대화가 일제히 추진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한미일 안보협력 수준이 최근 급격하게 높아지는 상황에서 한중이 만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일본의 집단적자위권을 지지하고 미사일방어체제의 한미 상호운용성을 강조하는 등 대중 포위망을 가시화하자, 중국이 한국을 본격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중국이 6자회담 재개를 중재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것은, 북한이 중국의 안보이익을 저해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북한이 핵무장을 통해 한미일 안보강화에 명분을 주는 만큼, 이를 적절히 제어하기 위해 한국과 논의 수준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는다'며 미국과 함께 6자회담 재개에 완고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은 최근 6자회담국 간 접촉에서도, 북한 비핵화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조건 설정에는 동의하면서도 한미의 요구수준이 너무 높다는 의견을 내놨던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중국은 북한을 명분삼아 일본을 통해 영향력을 북상시키는 미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이 미국과는 좀 더 유연한 역할을 해 줄 것을 꾸준히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줄줄이 예정된 '급'별 전략대화에서 미묘하게 어긋나 있는 한중의 입장이 절충점을 찾을 지주목되는 이유다.

한편 조태용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3일 우다웨이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만나 북핵문제를 비롯한 북한 문제 전반에 대해 협의하고 추후 대응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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