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새로운 이란 제재는 이란 내 핵협상을 반대하는 강경주의자들의 힘을 북돋우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군사행동을 압박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니는 제재를 하면 미국을 "전쟁을 향해 더 나아가게 할 것"이라며 "미국민은 전쟁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카니 대변인의 이런 발언은 최근 제재 강화를 논의 중인 일부 미국 의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행정부는 그간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겠다고 천명해왔지만, 지난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및 독일(P5+1)과 이란 간의 핵협상이 무위로 끝나면서 정치권에서 당파를 막론하고 외교적 해법에 대한 회의론이 힘을 얻고 있다.
민주당 소속 팀 존슨(사우스다코다) 상원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상원 금융위원회는 이미 새로운 이란 제재안 마련에 착수했다.
이밖에 상원 외교위원회의 로버트 메넨데즈(민주·뉴저지) 의원과 금융위 내 공화당 최고 중진인 마이크 크레이포(아이다호) 의원 등도 제재 강화에 지지를 표하고 있다.
그러나 카니 대변인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저지 문제와 관련해 미국인들은 타당하고 당연하게 평화적 해법을 선호한다"며 "이번 협상은 타결된다면 그런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기자들에게 강조했다. 그러면서 협상이 실패할 경우 "대안은 군사 행동"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13일 상원 금융위에 출석해 외교적 해법의 필요성을 다시금 강조할 계획이다.
케리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이란에) 새로운 제재를 가하는 것이 실수임을 명백히 밝힐 것"이라고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이 전했다.
다만 오바마 행정부의 바람은 "제재의 일시 중단이지 전면 백지화는 아니다"라고 대변인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