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청문회가 마무리된 가운데 야당은 "도덕성에 큰 결함이 발견됐다"며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문 후보자는 한국정책연구원(KDI) 재직 시절인 2010년 5월 5일 울릉도 출장을 다녀오면서 29만7000원의 출장비를 받았지만 7명의 출장자 중 문 후보자만 울릉도에 가지 않았다는 점이 도마에 올랐다.
이목희 민주당 의원은 "울릉군청이 보내준 방문자 명단을 보면 문 후보자만 'VIP회의로 방문 취소'라고 돼 있다"며 "출장일도 2010년 5월 7~8일이었는데 왜 5일부터 내려가 있었고 누구와 밥을 먹고 출장비를 사용했느냐, 출장을 못 갔으면 출장비는 어떻게 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문 후보자는 "저는 포항에서 출발을 했지만 바람이 세서 정박을 하지 못하고 다시 돌아왔다"며 "다른 분들만 도착했다. 다음날 회의가 있어서 저만 먼저 올라왔다"고 해명했다.
특히 문 후보자는 혼자 포항에서 출발했다고 해명하다가, 함께 식사를 한 사람이 있다는 이 의원의 추궁에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말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의원은 또 "같은 해 7월에 울릉도 경비행장 내부 건설 회의에서 왜 보건사회연구원 관계자와 밥을 먹었느냐"면서 "해당 보사연 관계자에게 전화로 확인했더니 절대 밥을 먹은 적이 없다고 한다. 카드를 사적으로 쓰고 1인당 한도에 맞추려고 사람을 끼워 넣은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문 후보자는 "그 점은 양해를 구해야 할 것이 있다. 공식적으로 연구 프로젝트는 끝났지만 계속되는 경우에는 다른 프로젝트에 걸어 회의를 하고 비용을 쓰는 경우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이 의원은 "해명된 것이 없다. 사적으로 쓴 것이 밝혀지면 장관을 그만두겠다고 약속했다. 후보자를 사퇴해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민주당 검증단은 문 후보가 가족 생일이나 휴가기간에 법인카드를 사용하는 등 기획재정부의 규정을 위반한 사례가 500건이 넘었다고 밝혔다.
문 후보자는 첫날 청문회에서는 "사적으로 카드를 유용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장관 후보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정황이 나오자 명확하게 해명하지 못했다.
청문회가 마무리된 가운데 민주당은 "도덕성에 결함이 발견됐다"며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기로 했다.
야당 간사인 이목희 의원은 여야 간사단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에 합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야당이 도덕성 결함과 자질 문제 등을 이유로 강경하게 반대함에 따라 청문보고서 채택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 채택 마감일인 18일까지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하면 청와대는 국회에 동의를 얻지 못하고 문 후보자를 단독으로 임명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된다.
국회의 동의를 얻지 못한 후보자의 장관 임명이 강행될 경우 절차상 하자를 입는 것이어서 추후 장관직 수행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