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13일 발표한 '아프가니스탄 아편 조사' 연례 보고서에서 올해 아프간의 양귀비 재배 면적이 20만9천㏊로 지난해보다 36% 넓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종전의 최대 수준인 지난 2007년의 19만3천㏊를 뛰어넘는 수치다.
아편 생산량도 크게 늘었다. 올해의 아편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49% 증가한 5천500t으로 전망됐다.
UNODC는 지난해의 높은 아편 시세뿐만 아니라 나토군의 철수 계획이 양귀비 재배 확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UNODC는 "다국적군의 내년 철수에 뒤따를 수 있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보험'으로서 자산을 탄탄히 하려고 농민들이 양귀비 재배를 늘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올해 아프간에서 생산된 아편은 총 9억5천만 달러(농가 판매시 기준) 상당으로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어났다. 이는 올해 아프간 국내총생산(GDP)의 4%에 이른다.
현재 전 세계 불법 아편 거래량의 90%는 아프간 산(産)으로 추정된다.
아프간 내 양귀비 재배지는 대부분 탈레반 반군의 세력이 강한 남서부 지역에 몰려 있다. 탈레반은 양귀비 재배 농민들에게 세금을 걷어 활동 자금으로 사용한다.
카불에 주재하는 장 뤽 르마이유 UNODC 지역대표는 국제사회의 원조가 감소하면 아프간 정부도 불법적 수입원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