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현역 마침표’ 이영표 “나는 80점짜리 선수”

A매치 127경기 포함 국가대표 155경기 출장

올 시즌을 끝으로 축구선수로 지낸 27년을 마무리하는 이영표는 스스로 축구선수로서 80점짜리 선수였다고 겸손한 평가를 내렸다. 황진환기자
“나는 훌륭한 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축구선수로는 80점짜리다.”

마지막까지 이영표(36)는 겸손했다. A매치 127경기를 포함해 국가대표 자격으로 155경기에 출전했지만 스스로 완벽한 선수는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자신이 축구를 즐기고 하는 동안 즐거워했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14년간의 프로생활을 마무리한 이영표는 14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영표는 2000년 K리그 안양 LG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뛰어들어 에인트호번(네덜란드)과 토트넘 (잉글랜드) 도르트문트(독일),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 밴쿠버(캐나다)까지 14년간 다양한 리그에서 두루 활약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시작으로 3차례나 월드컵 무대도 밟으며 자타가 공인하는 2000년대 한국 축구 최고의 왼쪽 측면 수비수로 이름을 날렸다.

현역으로 한창 활약하던 6년 전부터 은퇴를 준비했다는 이영표는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막상 은퇴를 한다고 하니 주변에서 나보다 더 아쉬워해줘서 마음 편하게 은퇴할 수 있다”고 활짝 웃었다.

이영표는 자신이 축구를 시작한 초등학교 1학년시절부터 쉼 없이 달려온 27년을 돌아보며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꼽지 않았다. 다만 “한 나라를 대표해 뛴다는 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고 가슴 설레는 일인지 알게 해준 155경기는 마음 속에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내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시작한 축구지만 오른손을 왼쪽 가슴에 올리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는 순간 진정한 축구의 즐거움을 느꼈다”면서 “더 이상 이런 느낌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그는 6년간 지속해 온 은퇴에 대한 고민을 2013년에 마무리한 이유로 체력적인 문제를 꼽았다. 하지만 그는 “동료들이 나의 체력적인 문제를 느꼈을 때는 이미 늦었다. 내가 알고 있지만 동료들이 알아채지 못할 때가 가장 바람직한 은퇴 시기”라고 설명했다.

지난 14년간의 프로 생활의 출발점이었던 K리그에서 은퇴하지 못한 것은 그에게도 아쉬움이었다. 그는 “나는 K리그에서 은퇴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식적인 자리에서 언급할 자격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사적으로 해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만나면 K리그에서 은퇴하는 것이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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