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핵협상 타결 전망에 '이란 퍼주기' 반발

'단독 공습' 발언도…'P5+1' 국가 연쇄 회동 등 판 깨기 노골화

2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재개되는 이란 핵협상에서 모종의 합의안이 도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란 핵개발 의혹을 주도해온 이스라엘이 핵협상 저지를 위해 총력 행보를 보이고 있다.


어떤 방향으로든 핵협상이 타결될 경우 이란이 사실상 국제 사회의 용인 속에 핵프로그램을 유지하며 자국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게 이스라엘의 판단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7일 방영된 CNN방송 인터뷰에서 너무도 부당한 거래가 협상 테이블에 올라 있다며 이란에 대한 제재를 풀 경우 핵무기 역량은 그대로 둔 채 세계 각국과 기업들이 이란에 앞다퉈 투자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처지에서 보면 핵협상은 많은 것을 주는 것"이라며 "반대로 이란이 주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으며 이란은 핵무기를 개발할 시설을 고스란히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예루살렘을 찾은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에도 핵협상이 타결될 경우 수년간 지속된 이란에 대한 제재 노력을 원점으로 돌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핵협상 타결 전망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네타냐후의 최측근이었던 야코프 아미드로 이스라엘 전 국가안보 보좌관은 한발 더 나아가 이란을 단독 공습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군은 이란의 핵프로그램을 장기간 중단시킬 수 있다며 네타냐후 총리는 필요 시 이란에 대한 단독 공격을 결정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는 데 일말의 의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아미드로 전 보좌관은 "우리는 독립국으로 어떤 허락도 받을 필요가 없다"면서 "우리는 주권을 가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스스로 방어해야 할 상황이 된다면 이스라엘은 그렇게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 같은 공습 계획은 미국이 중동 분쟁에 휘말릴 것을 우려해 일관되게 반대해 온 것으로, 이란 핵협상이 진행될수록 미국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깊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아미드로 전 보좌관은 "허세를 부리는 게 아니다"라며 "우리는 스스로 방어해야 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지하게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국경 거리가 2천㎞에 이르는 점을 감안할 때 이스라엘이 홀로 이란을 공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올랑드 대통령과 만나 핵확산 불용 원칙을 확인한 네타냐후 총리는 조만간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날 계획으로, 푸틴과 회동 이후에는 이스라엘로 돌아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함께 자리하기로 했다.

핵협상 테이블에서 이란과 마주할 '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 국가들을 상대로 이스라엘의 '협상 판 깨기' 작업이 노골화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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