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태풍 피해지역서 정복 경찰도 약탈 가담"

약탈 피해 주민, 정부 때늦은 대응 비난

최근 초대형 태풍 하이옌이 필리핀 중부지역을 강타한 이후 현지에서 벌어진 약탈에 정복 차림의 경찰관, 공무원까지 가담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데일리 인콰이어러 등 현지 언론은 18일 태풍피해 지역인 사마르섬 기우안에서 주민들의 무차별적인 약탈이 자행됐다며 수잔 탄이라는 한 중국계 상인(43·여)의 피해 당시 상황을 전했다.

탄은 "태풍이 지나간 사흘 뒤 자신이 운영하는 채소가게와 창고가 잇따라 약탈당했다"며 "당시 경찰과 공무원, 심지어 자신의 친구들마저 범행에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약탈을 자행한 한 경찰관의 경우 정복 차림이었다"며 정부의 뒤늦은 대응을 집중 성토했다.


탄은 주민들이 당일 아침부터 몰려들어 상점 내부에 진열돼 있던 식품들은 물론 의자, 가구까지 털어갔다면서 안타깝게도 이들 모두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크고 작은 다른 가게들에서도 똑같은 약탈 피해가 이어졌다.

상황이 악화되자 그는 그때까지 창고에 남아있던 상품들을 아예 시청에 기부했다.

당시 이들 상품을 시청으로 운반하는 과정에서도 무장군인이 따라붙어야 할 만큼 극도의 혼란이 이어졌다.

실제 호송 군인들이 돌아가자마자 주민들이 창고를 약탈하려고 몰려들었다.

탄은 "주민들의 약탈로 모두 1천만 페소(2억4천300만원) 상당의 피해가 났다"며 이들 제품마저 모두 빚으로 사들인 것이어서 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약탈에 나선 주민들보다는 정부의 뒤늦은 대응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는 정부가 당시 초대형 태풍으로 패닉 상태에 빠진 주민들에게 곧 구호물자가 도착할 것이라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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