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빙상 밑에서 형성 중인 새 화산 발견

분출 땐 얼음 녹여 해수면 상승 가속화

남극 대륙 서부의 두꺼운 빙상 밑에서 형성되고 있는 새 화산이 발견됐으며 이 화산은 장차 분출할 것이 확실하다고 사이언스 데일리와 NBC 뉴스가 18일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소재 워싱턴 대학(WUSTL) 과학자들은 남극 대륙의 지진 활동을 조사하던 중 빙상 밑 1㎞ 깊이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화산을 발견했다고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언제일지는 몰라도 이 화산이 분출할 것은 확실하며 그럴 경우 주변의 얼음을 빨리 녹여 빙상 밑의 빙류(氷流)에 가속도를 붙이게 되고 해수면을 더욱 상승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진파 자료를 이용해 남극 빙상 밑 지형도를 작성하는 작업에 나섰던 연구진은 한 장소에서 되풀이되는 활동에 주목해 주변을 관찰한 결과 남쪽으로 갈수록 연대가 짧아지는 화산들이 줄지어 있고 지진파가 화산의 남쪽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공중 레이더로 작성한 암반 지형도를 조사한 결과 약간 솟은 곳에서 약하고 빈도가 낮은 지진파가 나오며 이 지진파의 출발점이 빙상 표면으로부터 25~40㎞ 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런 깊이는 `모호로비치치 불연속면'으로 불리는 지각(地殼)과 맨틀층 사이의 경계면 부근으로, 지진파가 빙하의 움직임에 의해 일어났을 것으로 보기에는 너무 깊은 곳이다. 반면 지진파의 주파수 특징과 깊이는 화산지대에서 일어나는 지진파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어 지진파가 나오는 곳 부근에서 8천년 전의 재가 묻힌 층을 발견함으로써 과거의 화산 활동을 결정적으로 확인했다.

남극대륙의 산들은 대부분 화산이 아니지만 특이하게도 이 지역에서는 화산의 존재가 확인된 것이다.

연구진은 그 이유에 대해 남극대륙 서부와 동부가 서서히 갈라지고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보다는 이 화산 밑 깊은 지하의 맨틀층에 열점이 있어 마그마를 만들어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그러나 이 화산이 빙상 표면을 뚫고 밖으로 분출하려면 통상적인 화산 분출에 비해 1천배나 큰 에너지가 필요하다면서 그럴 가능성에는 회의를 표시했다.

그렇지만 빙상 밑에서 화산이 분출할 경우 그 열로 주변의 얼음이 녹아 엄청난 양의 물이 빙상 밑을 통해 바다로 유입될 것이며 윤활 작용으로 위의 빙하 흐름을 빠르게 해 남극 대륙 서부의 얼음을 더 빨리 사라지게 만들 것이라고 연구진은 전망했다.

이 연구에 대해 한 전문가는 "남극 서부 빙상의 밑바닥에 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얼음의 운동에 관한 모델만으로는 분출이 언제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이 연구는 남극의 얼음이 녹는데는 기후 온난화 외에 화산 분출도 새로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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