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커 아머(44)는 최근 방영된 미국 CBS방송의 시사 프로그램 '60분'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사슬에 묶이지 않으면 50㎝도 걷지 못한다. 이건 인간이 아니라 짐승 대우다"라고 밝혔다고 영국 가디언지가 18일(현지시간) 전했다.
아머는 제작진에 "세상에 진실을 말해주라…제발. 우리는 지쳤다. 평화롭게 죽게 놔두든지 세상에 진실을 말해주든지 해라"라고 당부하고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사람들에게 들려주라"라고 재차 강조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태생으로 영국 영주권을 얻은 아머는 우방인 영국 당국의 거듭된 석방 촉구에도 지금껏 11년 동안 관타나모에서 억류돼왔다. 아머가 옥중 인터뷰를 한 것은 처음이다.
아머는 오사마 빈 라덴의 최측근이라는 의혹 때문에 체포됐으나 지금껏 기소가 되거나 재판을 받지 않았다. 아머는 해당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CBS는 과거 아머가 두 차례 다른 수용시설로 거처를 옮기라는 미 당국의 승인을 받았으나 이후 계속 관타나모 기지에 갇혀 있다고 전했다.
아머의 변호인은 "미 당국자 누구에게서도 (아머의 관타나모 억류 사유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아머는 영국인 아내와 네 자녀를 두고 있으며 이들은 모두 런던 남부에 산다.
관타나모 기지는 현재 164명의 테러 용의자를 수용하고 있다. 이곳은 항의 시위를 하는 수용자를 수시로 수색하고 단식자 수십 명을 묶어놓은 채 강제 급식을 해 국내외의 비판을 받고 있다.
관타나모 기지 수용시설의 최고 책임자인 존 보그단 대령은 가혹행위 논란에 대한 60분 제작진의 질문에 "여전히 나는 (경질 없이) 재임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애초 관타나모 기지 수용소의 폐쇄를 공약으로 제시했고 올해 2기 취임 이후 수감자의 본국송환 등 폐쇄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첫 관련 조처로 지난 8월 알제리 출신 수감자 2명을 고국으로 돌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