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은 20일 새벽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자빌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친선경기에 선발 출전해 66분간 활약했다. 비록 ‘홍명보호’는 골키퍼 정성룡(수원)의 아쉬운 실책에 김신욱(울산)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1-2로 역전패했지만 기성용의 활약은 충분히 빛났다.
박종우(부산)와 함께 4-2-3-1 전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기성용은 중원의 해결사였다. 선발 출전한 11명 가운데 정성룡과 공격수 이근호(상주)를 제외하고 가장 A매치 경험이 풍부한 기성용은 안정적으로 동료들을 이끌었다.
파트너인 박종우가 수비적인 임무에 치중하는 사이 기성용은 과감하게 공격에도 가담했다. 전반 중반 이후 상대의 공세가 이어지자 과감한 중거리 슈팅으로 견제했다. 후반에는 상대 진영으로 직접 드리블 돌파까지 시도하는 과감한 모습도 선보였다.
SNS 파문으로 7개월 가량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던 기성용은 홍명보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지난달 브라질, 말리와의 친선경기에 소집됐다.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스완지에서의 주전 경쟁에서 밀려 선덜랜드로 임대까지 떠났던 기성용이었지만 이미 검증된 기량은 없어지지 않았다.
‘삼바군단’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풀 타임 활약하며 자신의 대표팀 복귀를 화려하게 신고한 그는 말리전에서도 굳건한 활약을 이어갔다. 이후 소속팀에서도 신임 감독으로부터 확실한 신임을 얻으면서 출전시간이 늘어났다.
결국 영국 현지에서는 거스 포옛 감독이 기성용의 경기력에 크게 만족해 겨울이적시장에서 완전 영입할 것이라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잇달아 자존심을 구겼던 기성용은 자타가 공인하는 분명한 실력으로 자신의 입지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고 있다.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스위스전에 이어 아쉽게 패한 러시아와의 경기에서도 기성용은 분명 2013년 현재로서는 대체할 수 없는 자원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기성용은 최근 활약을 통해 소속팀에서의 뛰어난 경기력은 대표팀으로도 이어진다는 간단한 공식을 다시 한 번 입증하며 내년 브라질월드컵에서의 맹활약을 예고했다.